1. 스무 살, 생계를 선택한 나에게 질문이 생기기까지

가난에서 벗어나자 시작된 또 다른 결핍, 그리고 변화의 단서

by 김정현



일을 일찍 시작했다.

원래라면 대학을 준비했을 나이였지만, 나는 학교 대신 '현실'을 선택했다.


집이 남들보다 조금 어려웠고,

그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길은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진학해 기술을 배우며

빠르게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가끔 "현명한 선택이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현명함보다는 생계가 나를 밀어붙인 결정에 더 가까웠다.


한 살이라도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래야 내 미래와 내 가족의 삶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사회에 던져진 스무 살의 나는,

스스로 꽤 단단해졌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막상 현실 앞에서의 나는

어른 흉내를 내기에도 벅찬 어린 사람이었다.


회의실에서 쏟아지는 말들을 이해한 척했고,

혼날 때는 표정이 들킬까 봐 감정을 억누르기 바빴고,

늦은 퇴근길에 버스가 끊겨

어두운 길을 걸어 기숙사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일까?"


그 질문은 예상보다 오래 남았다.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고, 현실의 무게가 다시 어깨 위로 쌓이는 느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한 길은 또 다른 결핍을 만들어냈다.


경제적 결핍은 사라졌지만,

정서적 결핍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내가 생각보다 더 흔들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무렵, 나는 처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책 속 문장들은

내가 평생 가보지 못했던 길들을 보여줬고,

생각조차 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상과 나를 설명해 줬다.


타인의 시선과 경험은

나에게 '어제의 나'와는 다른 방향을 선택할 용기를 건넸다.


돌아보면, 그 혼란스럽던 시절이

오히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질문은 달라졌다.

'어떻게 살아남을까?'에서

'어떻게 살아갈까?'로."


그리고 그 질문이 바뀌자

내 삶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그 질문들이 생겨난 과정,

가난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던 마음,

그리고 책이 열어준 새로운 시선들을 통해

'어제와 다른 나'로 성장해 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음화 - 나는 왜 돈 앞에서 흔들렸을까

스무 살의 나를 비춘 ‘거울’과 첫 번째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