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
오늘도 끝내 말하지 못했습니다.
막 꺼내어 펼치려던 내 마음을
금세 찌그러뜨리고 맙니다.
당신의 정연한 논리 앞에서
방향을 잃고 비틀거리던 내 말은
결국 다시 서랍 깊숙이 숨어버립니다.
그대로 꺼냈다간
초라하게 구겨진 말이 될까 봐
덜컥 겁이 났던 탓입니다.
꾹꾹 눌러 담아 켜켜이 쌓아놓은
옷장 속, 옷가지 같습니다.
다시 꺼내 본들,
볼품없고 헝클어진 모습일 테지요
구겨진 티셔츠 조각 같은 마음들이
여전히 저 안에 가득하지만,
이제는 그 서랍을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일단 꺼내어 넓은 곳에 펼쳐보려 합니다.
어디쯤 널어두어야 볕이 잘 들지,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마음의 옷장 구석,
있었는지조차 잊힌 채 박혀 있던
그 낡고 구겨진 마음들을
나는 이제 하나하나 꺼내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