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괜찮아졌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진 날

by 휘령 박하설

그렇게 나는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마음을 붙잡기 위한

한 줄의 문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문장들이 모여
한 편의 글이 되고
한 편의 시가 되고

마침내
노래가 되었습니다.


나는 그 시를 적고
노래를 만들고
다시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들었습니다.


내 목소리로 낭독한 글을
다시 듣고
다시 고치고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글과 목소리와 노래가
서로를 비추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내 마음이 치유되고 있었다는 것을.


어느 날은
글을 읽다
눈물이 먼저 흐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아픔의 눈물이 아니라
마음을 씻어 내리는
조용한 비 같은 것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속에 작은 지하방을 하나씩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지하방에
조용히 불을 밝혀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브런치에서 만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님들의 글들,
그리고 따뜻한 댓글은
내게 그런 불빛이었습니다.



내 글을 읽어 주시고
조용히 응원해 준
지인들과 주변의 마음들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남기고 싶습니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나는 글을 쓸 기회를 얻었습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글을 올리며
나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쩌면
그 시간은
세상을 향한 글쓰기라기보다
나 자신을 향한
긴 대화였는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서툴렀습니다.

한 번의 문을 두드렸다가
돌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용기를 내어
다시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이 공간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은
내게 더 소중합니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을 살리는 길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걷는 것으로
누군가는
기도하는 것으로
또 누군가는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건너갑니다.


나에게는
그 길이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피곤한 날에도
잠이 부족한 날에도
책상 앞에 앉아 나를 만났습니다.


시를 적고
노래를 만들고
내 목소리로 낭독하고
다시 그 낭독을 들으며
한 줄 한 줄을 고쳐 나가는 동안

나는
조용히 치유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에 무엇을 남기기 위한 일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내 마음을 붙잡는
한 줄의 빛이었다는 것을.


쓰는 동안
나는 울었고
다시 읽으며
조용히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쓰면서
괜찮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한 줄을 더 적습니다.

어쩌면
그 한 줄이

누군가의
작은 불빛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나를 걱정해 주는 진심담은 말씀이 있습니다.

“잠을 푸욱 자라”고
조용히 걱정해 주시는 감사한 마음들입니다.


그 말이
고맙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나를 지키는 방식이
따로 있다는 것을.


어떤 사람은
잠으로 마음을 쉬게 하고
어떤 사람은
길을 걸으며
시간을 건너갑니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쓰고
시를 적고
노래를 만들며
내 마음을 건너왔습니다.


글을 쓰고
내 목소리로 낭독하고
다시 그 낭독을 들으며
한 줄을 고쳐 나가는 동안

나는 조용히
나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나는

글과 음악을 통해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으니까요.


브런치라는 따뜻한 공간과 그동안 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글에서는 하설의 마음을 닮은 '여주여'를 올리며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진 날'의 연재를 조용히 마치려 합니다. 마음결 방끗 박하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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