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心 심심

깊을심, 마음심 - 배려와 존중과 온기의 깊은 마음

by 휘령 박하설

땅콩 껍질 속의 두 알이 어라


무슨 인연이었을까

그 무슨 인연이었을까

우린 땅콩껍질 속의 두 알이 어라



비바람 몰아쳐 흙 밖으로 내몰렸던 그 순간에도

우린 땅콩 속의 그 두 알이 어라

너와 나는 땅콩 껍질 속의 두 알이 어라

바람 불어도 흩어지지 않는 작은 운명이었어라.

너와 나는 세상 끝에 닿아도

함께 부서질 두 알이 어라



먼 훗날 고독한 한 여류시인의

술안주가 되어도 좋아라.

그저 명태의 운명을 닮은 그 순간에도

너와 나는 땅콩껍질 속의 두 알이 어라...

우릴 누가 불러내었는지 묻지 말자

태어난 이유도 남은 까닭도 알지 말자

다만 이손에서 저손으로 조용히 건너가는

온기 하나면 충분하였어라


너와 나는 땅콩껍질 속의 그 두 알이었어라

이름 없이 노래 없이 기억만으로

어느 여류시인의 작은 손아귀 속에서도

끝내 함께였어라.


이 시의 온기는 노래로도 남겨두었습니다.

https://youtu.be/CHb6U52FtMo?si=a20esMHsMB_JcE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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