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람, 스치는 사람
나는 사람들 간의 인연을 얘기하는 데는 아직 내공도 부족하고 어리숙하다. 그리고 누군가와 나와의 인연은 도대체 무슨 인연일까, 하고 골똘히 고민하다 보면 결국 안타깝게도 아무 답도 찾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는 인연이 닿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닿지 못한다.‘라는 진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다행히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순수했을 20대 초반 시절, 나는 A라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A야 B라는 친구 알아?” 나는 B라는 친구가 아주 좋은 친구라고 A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A는 내가 친구 B의 여러 장점들을 얘기하기도 전에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나 B라는 친구 알긴 하는데 잘 모르는 친구야.”라고 말했다.
‘알긴 알지만 잘 모르는 친구라.‘ 나에게 A의 이 말은 더 이상 친구 B를 내게 말하지 말아 달라는 완곡하지만 날카로운 표현으로 다가왔다.
어리숙한 20대 초반의 나는, 대충 눈치로 A에게 더 이상 B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충격적이었다. B는 좋은 사람인데, 정말 그런데. 너무 이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나에게 B는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지만 A에게는 절대 그럴 수 없는 보통의 스치는 인연이라는 것을 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다. B의 어떤 부분이 나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B는 그때부터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A에게는 그 어떤 부분이라는 것이 그저 그랬고 오히려 별로였기에 B는 A와 인연이 닿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내가 어떤 사람이 좋아 특별한 인연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나라는 사람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고 생각했을 때다.
머리로는 ‘그래, 그럴 수 있지. 나는 특별했지만 상대방은 아닐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은 유치하게도 ’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엉엉.‘ 이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마음속으로 엉엉 울기는 하지만 살살 놓아주는 연습도 같이 한다. 꽤 충격이었기에 오래 걸리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그 인연들과 작별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을 이제는 좀 유연하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일까. 이런 나를 기특하게 생각해도 되는 걸까. 생각할수록 어렵다.
그래도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한 것을 보니, 내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 결론 내리고 싶다.
또 모른다.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스처버린 옛 인연이 언젠가는 머무는 인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능성은 아마도 낮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