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과 새 땅

by NakedGod

예쁜 새들과 같이 노래하던

그때를 자꾸 돌아본다

새 한두 마리 뒷주머니에 찔러 넣을 걸 -

보이지 않는 하늘과 땅을 찾아

방랑을 같이 할 새가 있으랴


새 하늘은 별이 더 많을지도

새 별이 보일 지도

아름다운 회색 하늘일지도

시커먼 구름으로 덮여 있을지도

새 땅은 우람한 나무들이 많아

더 예쁜 새들이 많을지도

가나안 땅같이

피 땀 흘리며 꽃나무를 심어야 할지도


마음은 늘

새 하늘과

새 땅에 있지만

눈은 자주 옛 하늘을 올려다보고

발은 종종 옛 땅에서 춤을 춘다


옛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고

옛 땅에서 방랑이 시작되었으니

새 하늘은 옛 하늘

새 땅은 옛 땅

어찌 걸음을 멈출 수가 있겠는가


사냥감 보이지 않는

외로운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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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여자를 꽃에 비유하는 것에 식상하여, 새로운 비유를 찾던 중 새가 여자의 상징으로 맞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실 시인은 꽃 이름은 잘 모르지만, 새 이름은 꽤 많이 아는 것 같아서, 꽃보다는 새가, 특히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광경은, 땅에 뿌리박고 나비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꽃보다 페미니즘에 심취한 현대 여성들에게 맞는 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시인은 자신이 나비에서 꽃으로 변신하는 꿈도 꾸어 본다. 게으르고 잘 움직이지 않는 시인에게는 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믿으려 한다. 시인의 시집에 꽃보다는 새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 이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노래도 있지만, 앞으로는 ‘여자는 배 남자는 항구’라고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하늘을 향하여 고개를 흔들고 신발의 흙을 털어내며 옛 하늘 옛 땅을 뛰쳐나왔다. 시인은 아무 목적 없이 그냥 나왔다고 주장하지만, 어찌 그 마음에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열망이 없었을까? 그러나 성경에도 씌어 있듯이,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으니, 시인은 사냥감도 없이 그냥 떠돌아다니는 사냥꾼이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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