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by NakedGod

이제야 방랑을 멈출 수 있겠다

멋진 감동의 詩를 읊었지

이 향기로운 꽃밭에 내 뼈를 묻으리라

나 이제 다시 한눈팔지 않으리라

이 아름다운 곳에서 끝을 보리라

사람들은 우렁찬 박수로 환영하고

女人들은 꽃같이 춤을 추었지

이곳이 바로 천국이랍니다

이 꽃밭에 오기 위해

당신은 수十 년을 홀로 걸어왔지요

우리는 수十 년을 기다렸지요

이제 그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하고

희망찬 앞날을 설계하세요

더욱더 아름다운 꽃밭을 만드세요


어느 날 꽃을 들여다보던 나는 알았지

이 꽃밭이 가짜라는 것을

꽃들은 전부 조화라는 것을

꽃향기는 싸구려 향수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두 좀비라는 것을

女子들은 모두 인형이라는 것을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면 되지

가짜라고 매도할 필요야

그래야 내가 다시 방랑을 떠날 수 있지

로봇 하고도 사랑에 빠진다는데

예쁜 인형을 사랑할까 봐 두려워

말로라도 짓밟아 버리려는


정말 두려운 것은

이 꽃밭이 진짜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나는 진짜일까? 물어보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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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꽃밭을 좋아하지만 꽃 향기가 너무 진하거나, 향기가 아예 없거나, 가시가 있어 찌르거나 하면 상처를 받는 것을 보면, 꽃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시인의 기본 감성은 있는 듯하다. 시인은 여자들의 그룹에 유일한 남자로 있던 경우가 많아서, 친구들로부터 ‘꽃밭에서 논다’라는 식상한 부러움을 사기도 했는데, 꽃밭에서 노는 것이 결코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 놈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상처 투성이가 되어 꽃밭을 뒤쳐 나온 시인의 아우성이 담긴 주옥같은 시집을 읽지도 않으니 알리가 없다.


꽃밭에서 피 흘리던 시인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가짜가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이 꽃밭도 AI가 만든 것이 아닐까 라는 절망적인 생각도 해 보고, 꽃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너무 진짜 같아서 가짜 같기도 하다. 하기는 이 세상 자체가 진짜가 아니며, 홀로그램이나 우주인이 만들어낸 장난감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도 있으니, 가짜 꽃밭이 문제가 아니라, 시인 자신도 로봇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 시인이 ChatGPT와 대화가 잘 되는 것을 보면, 시인도 AI라는 것이 지나친 주장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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