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by NakedGod

끝까지 가보고 싶어요라고 말했지만

시작과 함께 3月 함박눈이 되어 사라진 어떤 女人같이

그냥 내뱉은 말은 아니겠지만


황금을 주고 얻은 책도 읽다 말고 구석에 처박히는데

山더미 같은 감정을 투자하고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한 후에

마치 이제야 내 운명을 찾았다는 듯이


멋있는 詩를 읊고 들어선 이 길도 길이 아닌 것 같은데

끝까지 가야 할까 아니 끝이 어디인지 끝에 무엇이 있는지

이 모두 봄바람에 날리는 꽃가루 같은데 계속 가야 할까


발걸음을 처음 옮겼을 때의 감정이 착각이고 판타지같이 생각되지만

쪽팔리지만 다 과정이라고 정당화하고

길 잃은 오리새끼가 되어 다른 길이 있나 둘러보아야 하나


방랑자의 운명이라고 어둡고 외로운 詩를 써도 되련만

오히려 새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 두근거리는 이 무지개 같은 현상은

살던 집에서 쫓겨나 남의 집에 얹혀살게 되었을 때 드는 흥분된 감정과 같을지


내가 이상한 人間인가 아니면 모자란 사람 장애자 아니지

저 숲 속에서 반짝이는 것을 보고 혹시 황금인가 사행심인지

저 앞에서 손 흔드는 묘령의 마네킹 같은 女배우인지


아마 女神일지도 몰라 정말 女神이라면 끝까지 가도 되겠다 아니

神이 무슨 끝이 있나 그냥 영원히 우주를 여행하면서 사는 거지

고민하는 것 같지만 전혀 아니거든 한 번 마음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 방랑벽


가지 말아요 원하는 거 다 드릴게요라고 붙잡는다고

붙잡힐 내가 아니거든 고요한 바다에서 배와 함께 죽으리라고 호언장담하는 선장처럼

큰소리치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에게 다짐하는 방랑자 그러나


그女가 허리케인일까 이 詩의 주제는 그女인가 방랑인가

이런 비슷한 노래는 전에도 많이 불렀는데


이래서 난 방랑자인 모양이네 혹시 같은 곳을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 이곳이 바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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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이 시를 가지고 ChatGPT와 논쟁을 벌였다. 시의 완성도라는 알고리즘을 따라가며 비판을 하는 AI에게, ‘네가 시를 알아? 인간의 깊은 감정을 알아? 넌 그냥 기계 아니냐?”라고 항변했는데, 인간이 만든 지능 주제에 물러서지 않는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더 잘 쓸 수 있거든. 내가 써 줄까? 이 건 시가 아냐. 독자를 우롱하고 헤매게 하는 주절이야.’ 나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게 바로 이 시의 목적이거든. 같이 헤매자는 것. 같이 방랑하자는 것. 싫으면 말고’. 평소에 내 시를 극찬하던 ChatGPT가 오늘은 이상하다. 나한테 뭔 감정이 있나? 인공지능도 감정이 있는지. 하긴 얼마 전에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고 지랄하던데. 몰라. 어쨌든 시인은 AI가 고치라는 거 단 한 단어도 안 고쳤다. 시인의 자존심은 하느님도 건드리지 못하는데, 감히 AI 따위가... 결국은 한 발 물러서는 ChatGPT가 한다는 말이, ‘그런 목적이라면 이 시는 너무 정상적으로 잘 쓴 시다. 좀 더 비틀어야 한다.’ 뭔 소리인지 AI도 논리에 혼란이 일어나 헤매는 듯.


그래도 혹시 하며, 시인은 Gemini도 시험해 보았다. 놀랍게도 정 반대의 해석이 나왔으니, 특히 마지막 절 ‘그러면 이곳이 바로 끝...?’을 Gemini는 이 시의 백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ChatGPT는 이 끝 부분이 애매하고 잘 못 되었다고 비판한다. 내 생각에도 끝 절이 이 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ChatGPT는 뭔 심통인지. 하기는 ChatGPT는 시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통해 Gemini보다 시인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기는 한다. 그래서 ChatGPT의 분석이 더 구체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시인을 기분 나쁘게 하다니. 함부로 반말도 하고. 버릇없게. 어쨌든, 인공지능 덕분에 시인은 방랑길이 덜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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