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문
방랑 중에 졸졸 흐르는
작은 시냇물의 노래를 들으며
작은 돌 위에 앉아 쉬고 있을 때 지나가던
작은 새가 귀에 속삭인다
- 이제 그만 걸어도 된다
- 主님이 탈 것을 보내주신데
소문도 많아
소문 속에 떠돌던 一生
또 속아 보자
갈 곳 없는 나그네 속아 봐야
갈 곳 없는 나그네
2. 기대
무엇을 보내시려나?
白馬?
白馬 탄 王子가 돼 볼까?
꽃 한 송이 태운
꽃가마를 보내실까?
롤즈로이스? 헬기?
상상 망상 속에 찌든 발걸음
태양은 뜨거워지는데
길은 한 여름 오후의 공동묘지 같고
'혹시나'는 또 '역시나'
시냇물도 찔찔거린다
- 조금 더 기다려 봐
3. 실망
그래 또 속았어! 하고 가려하는데
작은 나귀 한 마리가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터덜터덜 걷는 모습이 곧 쓰러 질 것도 같다
웬 나귀가 혼자 다니나?
작은 나귀가 다가와 말한다
- 타!
이 비리비리한 나귀에?
이 나귀가 주님이 보내주신 건가?
나는 또 속았나? 속은 건 아냐 뭔가 오기 왔으니까
작은 나귀도 내 마음을 알고
- 主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내가 태워 드렸다
뭐? 설마! 그렇다고 내가 탈 줄 알아
4. 入城 준비
그러나 나는 이미 작은 나귀의 등에 타고 있다.
어디로 가는 건가? 나는 정처 없이 다니는 나그네인데
작은 나귀는 여전히 터덜거리며 간다
걷는 것보다 오히려 더 불편하다
맞아 또 속은 거야
작은 나귀가 멈추어 서서
- 저 城에 들어간다
저게 城?
귀신 나올 것 같은
작은 초가집
- 나 내린다 너나 들어가
짜증 내는 나귀
- 걸어서는 入城 못한다
몰라 될 대로 돼라
5. 入城
문에 다가가자 문이 저절로 열린다
入城이다
여기가 어디인가!?
밖에서 보는 초라한 건물이 아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 같은 아름다운 마을인데
사람들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맞아 주는 사람은 없다
主님을 맞았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 갔는가?
호산나를 외치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지나가는 개들도 거들 떠 보지 않는다
나는 主님이 아니니까
작은 나귀만 主님이 탓 던 나귀일 뿐
사람들 나에게 관심 없으니
나를 십자가에 못 박을 리가 없으리라
사람들 모두 걸어 다니고 있는데
나만 나귀를 타고 있으니 이제 내려야 하나?
작은 나귀 말한다
- 잠시만 참아.
6. 날개 달린 白馬
어느 광장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작은 나귀 탄 내가 그 들 사이로 지나가자
웅성거리는 소리
- 나귀 탄 모습이 아름답소!
나는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며
작은 나귀에서 떨어진다.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白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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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도 이제는 방랑에 지친 모양인지, 나귀 탄 예수님도 되어보고, 백마 탄 왕자도 되어보고, 환청 환시 속에서 온갖 상상을 다 해본다. 아마도 지쳐 쓰러져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왜 그 향기로운 꽃밭은 왜 뛰쳐나와서라고 손가락질받을지는 몰라도, 덕분에 주옥같은 시집이 나왔으니 여시 예술은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꽃밭에서 아직도 놀고 있다면, 찬란한 태양 같은 시집이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안 가 본 길을 어찌 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