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에서 온 초대장

-- 착각은 남자의 의무

by NakedGod

사막을 횡단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랴


누구는 天國이 보인다고 하고

누구에게는 부처님이 나타나고

어떤 사람은 오아시스가 바로 저기라고 외치고

어떤 이는 알함브라 궁전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저 男子는 저기 메릴린 먼로가 연못에서 목욕을...

저 詩人은 모래 폭풍이 오고 있는 지평선이 아름답다고 詩를...


나에게는 그저 삐쩍 마른 모래 모래 모래

작은 구름 한 점 없는 희멀건 하늘

지구가 둥글다는 소문은 거짓말

무엇이 보인다는 사람들의 한숨

믿는 대로 된다고 예수님이 이야기했으니

보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보거라 人間들이여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기적

이대로 사막에 뼈를 묻고 모래가 되리라

참으로 낭만적이다 그치? 지랄...


저 앞에 월계관을 들고 서 있는 巨人이 안 보여?

그 뒤에 웅성거리고 있는 사람들은?

저 보인다고 난리 치는 人間들하고 내가 같아?

내 눈은 검독수리의 눈을 닮았거든


몽유병 환자같이 사람들 사이를 그냥 지나가고

월계관 들고 쫓아오는 헐크를 피해 달린다

으악! 악몽에서 깨어난 외롭지 않은 방랑자

흥건한 땀을 닦아주는 남쪽 나라의 女神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광야의 신기루


**********************

신기루라고 하면 사막을 연상시키지만, 온갖 신기루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산다는 것이 사막을 건너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시인도 이 ‘사람’들에 속하는데, 명색이 시인이라 상상으로 희한한 신기루를 만들어 내며 인생을 즐기는데, ‘나는 착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남자의 착각은 의무이며 일용할 양식’이라고 주장한다. 어찌 남자뿐이랴 여자의 착각과 신기루는 차원을 달리해, 오죽하면 하느님도 여자의 마음은 모른다는 믿을 만한 소문이 있겠는가! 그러나, 그 누가 누구를 폄하하겠는가? 이 지뢰밭 같은 세상, 어찌 한 순간인들 신기루 없이 살 수 있을까...


이전 05화까마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