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레기를 줍게 되었을까?

기다림

by 해관

폐쇄 병동은 세상이 완전히 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면회는 금지됐고, 병원 안은 오래된 시간에 갇힌 것처럼 멈춰 있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침대는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삐걱거렸고, 병원복은 이름이 지워질 만큼 색이 바랬다.

창문은 열리지 않았고, 햇빛은 병실에 한 조각도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문과 통로는 철창으로 막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과 신문을 읽는 것,

정해진 시간에 TV를 보는 것,

하루 한 번 주어지는 짧은 통화뿐이었다.


첫날 나는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독방에 갇혀 있었다.

무슨 약인지도 모르는 약을 삼켰고,

코끼리도 잠재운다는 주사를 맞았다.


정신은 더 흐려졌고,

답답함은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커졌다.

결국 나는 견디지 못하고

소리치고, 울부짖고, 몸을 해쳤다.


보호사들이 달려와

내 손과 발을 묶었다.

나는 더 크게 소리쳤고,

더 크게 울부짖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아무도 나를 풀어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때, 온몸이 간지럽고 근육이 굳어가는 느낌 사이에서문득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시기라는 것.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저항 대신 기다림을 선택했다.


그때 떠오른 건

세상에서 가장 미웠던 사람, 부모님이었다.


왜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는지,

왜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는지,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는지.


나는 그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6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는 이제야 세상 앞에 내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많이 힘들었겠다.”


누군가는 조심스레 묻는다.

“괜찮아졌어?”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이 글은 누군가의 위로나 관심을 얻기 위한 글이 아니다.


그저 “나는 왜 쓰레기를 줍게 되었을까?”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내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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