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레기를 줍게 되었을까?

상처

by 해관

가까웠던 사람들의 말이 칼처럼 박혔다.

“너 덕분”이라는 말보다

“너 때문에”라는 말이 더 자주 들렸다.


함께라고 믿었던 자리에서

혼자 책임을 뒤집어쓸 때도 있었다.

눈앞에서 태도가 바뀌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사람을 믿는 법을 조금씩 잃어갔다.


함께했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가족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자기들만의 손해와 이익만을 생각했다.

아프다고 말해도,

힘들다고 말해도,

모든 것이 나에게 화살로 돌아오는 말 뿐이었다.


나는 그 말에 정말로,

조금 더, 조금 더,

끝까지 버티려다가 결국 부러졌다.


어느 날부터

아무렇지도 않던 회의실이 숨 막히는 감옥처럼 느껴졌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이 막혀 바닥에 주저앉고 싶어질 때가 늘어났다.


의사는 말했다.

“공황장애 같습니다. 우울 증상도 함께 오고 있고요.”


나는 그 말을 듣고도, 한동안 믿지 않았다.

“설마 내가?”

하루 종일 배우, 스텝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고,

밤을 새워 작업하고,

수많은 관객을 상대하던 내가?


하지만 어느 순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무너지고 있었고,

단지 버티는 힘으로만 서 있었을 뿐이었다.


사람에게 헌신했던 만큼

사람에게 깊게 다쳤다.

그때의 나에게 세상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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