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북은 첫 두 글('Be humble! 겸손해라!'와 '1주간의 수행 프로그램')은 이미 연재했던 내용입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은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다만 '5년간의 미국 수행기'가 꾸준히 이어질 것 같아 브런치북으로 지금이라도 부랴부랴 엮은 것이니 독자님들의 양해 바랍니다.
25년 9월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5년 간의 미국 '유학' 수행을 일단락하고 '파견'되어 돌아온 셈.
귀국 전, LA에 있는 위산사 식당 점심시간. 현통스님은 내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매 점심마다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셨다. 그날은 비건 버거를 요리해 주셔서 다들 흡입 중이었다. 난 한국 돌아가면 몇몇 어른 스님들을 방문해 잘 다녀왔다고 인사드릴 생각이었다. 그래서 마스터께 허락을 받을 요량으로 여쭤봤다.
마스터 대답은 "Sure, why not."
난 "Thank you, Master."
다시 버거를 잔뜩 베어 물고 음미 중인데, 마스터의 말씀이 들렸다.
"한국에 돌아가서 다른 절에 방문하거든, 그곳의 질서와 관습을 따라라."
"네, 마스터."
말씀은 계속 이어졌다.
"항상 너 자신에게 물어라. 네가 한국스님인지, 미국스님인지!"
(음?? 나.. 한국스님 맞는 거 같은데...??)
"항상 너 자신에게 물어라! 네가 내 법을 펴는지, 네 법을 펴는지!"
(아!) "네, 마스터.."
스님들 모두 와구와구 먹던 버거를 다 내려놓고 함께 숙연해졌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미국서 스승께 배운 정신을 잊고 교만해질 것을 우려하여 미리 회초리질 해주신 것이리라.
"여기 미국 대승의 정신은 겸손이다. 겸손해라(Be humble)!"
"네, 마스터!"
짤막하지만 준엄한 가르침, Be humble!
한참 어리석은 제자가 더 어리석을까 일갈해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뭐든 잘 까먹는 나지만 가슴에 '아로새겨진' 말씀이다.
누구든 제가 털끝만큼이라도 우쭐대거나 교만한 모습을 보인다면 'Be humble!'이라고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