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냅니다

눈부신 여름

by 글 쓰는 여자



여름이가 혼자 걸을 날이 올지,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함께 식탁에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을지... 그런 미래를 애써 그리지 않았다. 언젠가 딱 한 번 서인과 재준은 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만약 여름이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여름이가 아닐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당연히 해답은 없었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오늘을 살아냈다. 오늘 하루만 잘 살아보기로 했다.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처럼 느껴졌다. 가끔은 꽤 쉬운 일 같았다. 길고 긴 터널,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을 천천히 빠져나왔다. 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고, 라테 한 잔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둠을 지나왔다고 해서 눈부신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번 불행을 지나온 이들에게 행복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것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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