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잘못된 수확

by 채현

그만이라는 한마디가

지칠대로 지친 상한 무화과를 찔렀고

더 이상 서로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상한 무화과를 던져버렸다.


쓰레기통 안, 그 추한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패한 곰팡이꽃들을 만개해내었고

우리라는 단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네 눈에서 뭉개진 짓물이 흘러나오고

내 손목에서 붉은 짓물이 나오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고 닦기만 바쁠뿐.


끈적하게 남아버린 네 잔상을

살갗이 일어날 정도로

묘한 단내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박박, 박박

닦아냈다.


널 여전히 사랑해.

그래서 널 내 안에서 죽일거야.


난 이제 무화과만 보면 구역질이 나.

난 이제 가을만 보면 구역질이 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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