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머리를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시큼한
악취.
터질대로 터져버린
형체를 알아보기도 어려워진
보랏빛인지 적갈색인지 알기도
어려워진 무화과를 꺼냈어.
너의 섵부르고 허황된 변명을 막기 위하여
사랑이라는 단어로 점철되어있던 우리의
추억을 그나마 살리기 위하여
그래, 그래.
기억을 도려낼 수는 없으니
아름답게 장식하기라도 하자, 두고두고
아니. 영원히 볼 수 있도록.
서걱서걱, 거침없이
주걱을 들어 무화과를 으깼고 튀어나오는
조각들은 내 입 안으로 침투하여
사랑의 단맛을 상기시키네.
오, 끔찍해라.
아니, 사랑스러워라.
우리의 파멸은 설탕 발린 주걱으로,
말들로, 행동으로
아름다운 집착으로 변질되었네.
봐.
상한 사랑이 잘못되었다고 누가 그래?
우리는 영원히 아름다울것인데.
아, 두통,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