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by 채현

왈츠는 멈추었고

한 여름밤의 꿈도 끝났지.

아니, 끝나지 않았어.


이제 영원의 시간이 시작되었지.


검붉은 피와 같은 걸죽한 모순덩어리는

야속하게도 너무나 아름다워보이네.

영원을 담을 투명하고 맑은 병은

우리의 첫 만남을 상기시키네.


어라,

왜 눈물이.


마지막 숨결을 거두듯 금속 병마개로

달지만 부패한 사랑을 영원이라는 이름으로

구속시키며 잠구어버렸네.


이젠 우리는 시들지도, 잠들지도,

싸우지도, 죽지도, 변하지도

않을거야.


어라,

왜 눈물이.


톡, 하고 닫힌 병뚜껑의 소리.

톡, 하고 내 안으로 떨어진

이제는 진정한 금과가 되어버린 너.


달콤한 침묵이 흐르는 지금.

달콤한 구속에 갇힌 우리.

이제 나는 그저 병에

입을 맞출 수 밖에 없네.

이전 08화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