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어떻게 공간이 되는가 ①

일본 · 브랜드는 어떻게 하나의 문화적 공간이 되는가

by Mansongyee



도쿄에서 나는

여러 커피의 공간들 중

두 곳을 이야기하려 한다.


하나는 메구로강 변에 서 있는

Starbucks Reserve Roastery Tokyo.


다른 하나는 다이칸야마의
Daikanyama T-Site,
그리고 그 안의 Tsutaya Books.


같은 커피를 팔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경험은 전혀 달랐다.


한 곳은
자신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공간이었고,

다른 한 곳은
사람이 오래 머물도록 설계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커피가 음료를 넘어
하나의 공간이 되는 순간을 보았다.



도쿄 나카메구로, 메구로강 옆에는
조금 특별한 스타벅스가 있다.

Starbucks Reserve Roastery Tokyo.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브랜드가 자신의 세계를 가장 크게 드러내는 공간이다.


건물은

쿠마 켄고 (Kengo Kuma)의 작업이다.
그는 자연과 함께

머무는 방식을 설계하는 건축가다.


그래서인지 이 건물은 서 있기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느낌에 가깝다.


밝은 목재가 겹겹이 드러나고
층마다 비스듬히 이어지는 구조는
나무의 결처럼 보인다.


메구로강의 벚나무들과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도시 한가운데에 있지만


이곳은 도시의 속도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마치 도시 안에 심어진 작은 숲 같다.


안으로 들어가면 공간은 위로 이어진다.
커피 향이 건물 전체를 흐르고
빵 냄새와 섞이며 하나의 공기가 된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공간 안에 머물고 있다.


비가 오던 날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빗물이 천천히 떨어지고
안쪽에는 따뜻한 커피 향이 떠다녔다.
비와 향기가 한 공간 안에서
조용히 섞이고 있었다.


그 순간
이곳이 왜 특별한지 알 것 같았다.


이곳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다.

브랜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향과 건축,
경험과 시간이 겹쳐지며
하나의 장면이 된다.


그래서 이곳은
카페라기보다 작은 성전에 가깝다.



나는 이제,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방식을 본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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