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자전거를 가끔 탄다. 스마트폰을 들이대면 잠금이 풀리고, 반납 장소에 들이대면 잠가진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면 된다.
정말 편리한 세상일세.
얼마 전 반납 후 결제를 하는데 자꾸만 오류가 나 실패했다.
은행의 온라인... 무언가가 어떻게 되었거나, 자전거 업체의 서버가... 무언가 어떻게 되었겠지.
난 돈도 안 내고 집에 돌아가는 무뢰한이 되기 싫어 상담사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나 자전거 업체의 서버의... 무언가가 어떻게 되어서 결제가 안되는 중이란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남자는 친절하게도 다음에 탈 때 결제를 몰아 하면 되니, 걱정 말고 주차만 잘 하고 가시라고 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문득 생각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공유 자전거 앱을 열어보았다.
그날 한 시간가량 탑승하고 지불하지 않은 금액은 결제가 완료되었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게 뭐야, 그날 자기들이 실수한 거니 넘어가도 되는 일인가? 나는 상당히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은 전산 오류로 미지불된 금액을 무시하셔음으로 징역 오십 년형에 처합니다, 땅땅땅" 같은 드라마가 머릿속에 펼쳐졌다.
소심한 나는 손을 덜덜 떨며 상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에 전산 오류로 결제 못한 거 오늘 하려고 했는데요"
"네?"
"근데 결제 처리가 되어있어서요..."
"네?"
"그거... 결제하고 싶은데... 나중에 문제 생길까 봐..."
"아... 그거요?"
이어진 답변은 이랬다. 결국 아직도 오류를 고치지 못했으며 당시 미결제 기록들을 초기화시켜버렸다는 것이다.
"그럼... 저는..."
"한 시간 정도 타셨었네... 그럼 천몇백 원인데, 됐습니다."
"네?"
"되셨다고요, 당분간 자전거 못 타니까 좀 불편하실 겁니다."
허탈했다. 천몇백 원의 양심을 지키려 용기 있게 전화한 나의 마음이, 자전거 회사의 오류와 함께 간단히도 없었던 것이 돼버렸다.
이해는 한다, 수많은 상담 전화를 받으며 점점 건조해지는 상담사가 '별일 아닌데 전화를 다 거네'라는 말투로 전화를 받은 것을.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 내 안의 무언가를 지키려고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세간의 기준에선 정말 뭣도 아닌 일이라서, 도착한 곳 없는 나의 마음만 어딘가에서 펑 터져버리는 것이다.
나는 씁쓸한 마음으로 며칠 전 자전거를 타다 다친 발목을 질질 끌며, 앞으론 자전거를 또 몇 번이나 빌리게 될까 생각하며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