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 몸 무게

침입적인 단편

by 승현

지난주에 체중계를 새로 구입했다
스마트 체중계라는 이름이 붙은 녀석으로, 지금까지 측정한 체중을 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이틀 전엔 몇 킬로짜리였는지, 오늘은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네, 이제 손으로 일일이 기록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런데 체중에 이상이 있다고 자꾸만 알림이 오잖아.
이거 어떻게 끄는 거지? 이걸 누르면 되나?
하긴 며칠 만에 수 킬로씩 차이가 나면 이상하다고 여기겠지.
어지간히 스마트한 체중계군. 설마 병원 같은데 연락하진 않겠지. 아냐, 그냥 웃긴 생각 좀 해봤다. 아직 그런 기능은 없으니까.

요즘은 일거리가 많이 들어와 몸이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움직이는 만큼, 물건을 보내주는 만큼 돈이 들어오니 쉽사리 그만둘 수가 있나.

물건의 무게만큼 돈을 받는다. 받는 쪽이 이걸 어디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단한 일이라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걔네가 얘네를 어디 쓰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나는 그냥 할 일을 할 뿐.

스마트 체중계, 다 좋은데 조금 거슬리네.
"똑바로 서주세요" 라니, 대체 죽은 놈을 어떻게 세우라는 거야?
상자에 어떻게든 구겨 넣으면 체중계는 작동하긴 한다.
최신 기술이라고 다 편한 건 아니군.

그냥 정육점에서 쓰는 그걸 살 걸 그랬나?
역시 물건의 용도라는 건 정해져 있구나. 시체는 시체의 자리가 있다는 건가.

아무튼, 나는 오늘도 열심히 무게를 잰다.
나는 이 사람들을 어디로 보내지는지, 어떻게 쓰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저 킬로당 정해진 금액을 받기만 할 뿐.

아, 피 묻으니까 센서가 작동을 안 하네.
괜히 샀나 이거.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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