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셀린과 10km
며칠 전 계양산 둘레길 달리기가 무리가 되었나 보다. 걸을 때 왼쪽 무릎 안쪽에 살짝 전에 없는 느낌이 있었다. 이럴 땐 며칠 안 뛰는 게 옳다.
삼 일을 쉬었더니 자꾸 달리고 싶다. 오늘따라 우리 집 거실에는 해가 종일 들어서 따듯했다. 바깥도 포근한 줄 알고 반바지 차림으로 나갔다가 바로 돌아왔다. 긴바지로 갈아입고 털모자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했다. 무릎 생각해서 잘 안 쓰던 보호대까지 찼다.
근처 산업단지까지 왕복 10km를 뛰었다. 땀은 안 차서 좋았지만 아무리 뛰어도 몸이 데워지질 않았다. 점점 뻣뻣해지는 두 볼을 두 손으로 자주 문질렀다. 햇빛이라도 내리쬐면 좋으련만 오후 4시 넘어서 해는 숨고 길은 모두 찬바람 부는 그늘이었다. 집에 와서 보니 가슴팍이랑 허벅지 안쪽, 양볼이 불에 덴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바셀린이라도 실컷 발라야지. 그래도 운동은 많이 했다.
이 시간 거실 온도계에 찍힌 바깥 온도는 영하 5도.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였다. 오늘부터 한파란다. 날씨를 잘 보고 달리자. 얼어 죽을 뻔했다. 몸에서 신호가 왔을 때 제대로 멈추어야 했는데 겨우 삼 일을 못 참고 뛰었다가 추위에 된통 당했다. 젠장. 오늘 여파로 몇 주 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 다음화는 '탁구 유튜브를 시작한 사소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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