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미식의 향기, 카이막

by 겨울햇살

따뜻한 봄기운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내 나들이에 나섰다. 새로 생겼다는 카이막 베이커리 카페에 가서 커피랑 빵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려고 마음먹었다.


봄을 즐기려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카페 앞에는 거대한 인간의 성벽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사람들이 세운 줄의 끝은 아득하기만 했다. 갑자기 따뜻한 햇살이 아니라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다리가 무거워진 나는, 결국 카페 문턱도 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카페 간판에 쓰여 있던 '카이막(Kaymak)' 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도대체 카이막이 무엇이길래 수많은 사람의 발을 묶어두는 것일까?


집에 와서 찾아보니, 튀르키예의 전통음식인 카이막은 우유를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끓여 그 위에 떠오르는 지방층을 걷어내 만든 크림이라고 한다. 꿀과 함께 빵에 얹어 먹으면 입안에서 녹아내리는데 요리사 백종원이 '천상의 맛'이라고 극찬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그 긴 줄을 견디려고 했던 건 단순히 디저트 한 접시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느 봄날 내가 이렇게 돌아다니며 일상의 고단함을 한 번에 씻어줄 '천상의 맛'을 원했던 것처럼.


비록 나는 먹지 못했지만, 봄바람에 이끌려 온 그곳에서 카이막이라는 낯선 미식의 재료를 알게 되었다. 다음에 만날 카이막은 지금의 아쉬움만큼 분명히 더 달콤하겠지. 버터보다 부드럽고 생크림보다 진하다는 그 맛은 어떤 느낌일까.


'가장 달콤한 맛은 아직 맛보지 못한 그 순간에 있다.'



수,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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