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가 바스크를 말하다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 교재에 나오는 대화 중에 '바스크 치킨'이라는 요리가 나왔었다. 국내에서 치킨은 대중적인 음식이고 나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어떤 요리인지 궁금했다. 학습과정 중에 나올 정도면 평소에 많이 먹는 음식이지 않을까. 어느 음식점 안에서 손님이 메뉴를 고르고 있었는데, 가게 점원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Aujourd'hui, comme plat du jour, il y a le poulet basquaise et le saumon grille."
(오주흐디, 끔 플라뒤주흐, 일리아 르풀리 바스께즈 에르 스무그히)
-"오늘의 요리로, 바스크 치킨과 훈제 연어가 있습니다."
<출처: TV5monde/exercises de francais/A1 debutant/Et pour vous?>
'poulet basquaise(풀리 바스께즈)'는 바스크 치킨이라는 뜻으로 볶은 양파와 피망, 닭고기를 화이트 와인에 천천히 졸여 만드는 음식이었다. 우리나라의 닭볶음탕과 비슷하다고 한다. 'poulet'가 '닭고기'라는 뜻이고, 'basquaise'는 '바스크의'라는 뜻이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프랑스 전투식량으로 광고하고 있는 통조림 바스크 치킨도 볼 수 있었다. 바스크 치킨은 프랑스령 바스크 지방에서 유래한 전통요리라고 한다. 나는 놀랐다. 그러면 프랑스령 말고 '다른 나라령' 바스크도 있다는 것인가.
맞다. 이 바스크는 둘로 나뉘어 있었고, 두 국가에 속한 지역이었다. 바스크 치킨보다 바스크라는 지역이 더 흥미로웠다. 다른 한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바스크 지역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걸쳐 있었는데, 대략 북쪽은 프랑스령이고 남쪽은 스페인령이었다. 스페인령 땅이 더 넓었다. 이 지역은 바스크어를 사용했던 바스크인이 살았던 곳으로, 독립적인 성격이 강해 보였다. 어쩌면 한 나라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소설 <웃는 남자(L’HOMME QUI RIT)>를 읽다가 바스크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는 바스크 지방과 바스크인에 대해 꽤 매력적인 곳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 Qui a vu le pays basque veut le revoir. C’est la terre bénie. Deux récoltes par an, des villages gais et sonores, une pauvreté altière, tout le dimanche un bruit de guitares, danses, castagnettes, amours, des maisons propres et claires, les cigognes dans les clochers.
... 바스크를 본 사람이라면 그곳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그곳은 축복받은 땅이다. 1년에 두 번 수확을 하고, 마을에서는 즐거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가난해도 도도한 모습이고, 일요일마다 기타 소리, 춤, 캐스터네츠, 사랑을 즐기고, 깨끗한 집과 황새가 있는 종탑이 있다.
<출처: https://bibliothequenumerique.tv5monde.com/livre/64/L-Homme-qui-rit.31p>
바스크 치킨을 들으면 머릿속에서는 바스크 치즈케이크가 함께 떠오른다. 빵집이나 카페에 가면 윗 부분이 검게 탄 듯한 치즈케이크를 볼 수 있다. 설탕이 캐러멜화되면서 달콤하고 쌉쌀한 맛이 난다. 요리사가 우연히 고온에서 굽다가 표면이 검게 탄 치즈케이크를 만들었는데, 맛이 괜찮아서 발전시켰다고 한다. 오리지널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스페인령 바스크의 산 세바스티안 구시가지에 있는 '라 비냐(La Viña)' 레스토랑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