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간섭의 경계

"니체의 조언에 따른 선을 넘지 않는 삶"

by 장재덕

니체, 이 기준은 누구의 것인가


그날의 피로는

내가 맡은 일 때문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맡기지 않은 일까지

내가 책임지려 했기 때문이다.

누가 부탁한 것도 아니었다.


상황이 불안해 보였고

그냥 두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한마디를 얹고 한 발 더 들어갔다.

처음에는 책임처럼 느껴졌다.

내가 조금 더 챙기면 모두가 편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그 선택은 책임이 아니라

간섭의 모양을 띠고 있었다.

상대의 속도에 답답해지고

방식에 말이 많아졌고 결과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제야 알았다. 이미 선을 넘었다는 걸.


니체는 묻는다.

이 기준은 누구의 것인가.

옳다고 느끼는 그 판단이 정말 나의 기준인지

아니면 불안해서 끌어온 기준인지.

책임과 간섭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인다.

둘 다 관심에서 시작하고

둘 다 선의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는 분명하다.

책임은 내 몫에서 멈추고

간섭은 남의 몫으로 들어간다.


그날의 나는 내가 감당해야 할 영역을 넘어서

남의 선택까지 대신하려 했다.

그 선택의 결과마저 내가 떠안으려 했다.

그래서 피로가 생겼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기준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이 말은

도움이 되어서 하는 말인지 아니면

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말인지.

책임은 내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하지만 간섭은 남이 해야 할 일까지 흐린다.


그날은 한 발 물러섰다.

상황이 완벽해지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더 가벼웠다.

책임을 덜어서가 아니라

간섭을 멈췄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 몫의 책임만 지켰는지

남의 기준을 대신 살지는 않았는지

하루를 돌아본다.

기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만으로도

삶은 생각보다 조용해진다.


니체의 말과 사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선을 넘지 않는 삶 1」**에서

따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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