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습관

by 두버지

1.

나는 MBTI를 잘 모르지만,

SNS를 통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면서

여자 친구와의 성격 차이의 이유를 좀 알게 됐다.

중간 2개가 중요하다는데, 여자 친구는 SF, 나는 NT다.


2.

그런 우리가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은 소비 습관이었다.

돈 관련된 일로는 싸울 일이 거의 없었다.

협의할 것처럼 얘기를 꺼내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빨리 결정된다.


3.

월급을 받으면 계획된 저축/투자를 먼저 하고 남은 걸로 생활한다.

즉흥적인 소비가 없다.

보이는 것에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


4.

부자들은 돈을 모으는 것 이전에

지출을 먼저 줄이는 습관을 가졌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행복의 선 안에서 꽤 잘 아끼고 줄이며 살고 있는 것 같다.


5.

처음 여자 친구가 해외에 나와서 일을 시작했을 때

월급을 받으면 현금을 인출해서 보관하는 습관이 있었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쓸 생각을 할지 몰라서 그랬다고 했다.


6.

소비 습관 때문에 현금을 인출해서 보관한 것도 있지만,

쌓여가는 현금은

여자 친구가 그만큼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살고 있다는 인정이었고,

그것이 여자 친구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7.

우리는 부자가 되는 걸 꿈꾸며 돈을 모으는 게 아니다.

다만 부자의 습관은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이 습관은 우리가 행복하게 지내는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여자 친구와 나는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살아가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 같다.


8.

부자의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인 것 같다.


9.

여자친구와 내가 비슷한 소비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인 것 같다.


10.

잠들기 전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모았는지 대충 계산해 본 적이 있다.

얼마나 많이 모았는지 보다는

우리가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를 느꼈다.


11.

나는 NT로서 여자친구의 SF적 성향에 대부분 부족한 공감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소비 습관에 있어서는 그 부족한 점이 보완되고 있는 것 같다.


(많이 힘들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함께 살아줘서 고마워.




-끝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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