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감싸는 법을 배웠다

다정한 포장은 거짓이 아니다

by soso han mauem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자신을 감싸며 살아간다.


그건 숨김이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방식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어느 정도 포장하며 살아간다고.


나 역시 그렇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말하지 못할 고민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다.


조용한 무게를 품은 채

자신만의 속도로 견디며 하루를 지나간다.


나도 한때

용기를 내어 마음을 꺼내놓은 적이 있다.


그저 진심을 전하고 싶었을 뿐인데

돌아온 반응은 뜻밖의 오해였다.


그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내 안에 작은 그림자로 남았다.


그 이후로 나는 조금씩 배워갔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내 안의 감정을 다정하게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감싸는 법을.


‘좋은 사람으로 보이자.’

‘밝은 사람으로 남자.’


그 다짐은

나를 꾸미기 위한 가면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나만의 선택이었다.


나는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나를 감싸 안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나를 감싸는 방식을

보자기에 빗대어 생각하게 됐다.


보자기는 참 신비로운 존재다.


태어날 때는

아기를 품는 강보가 되고,


사랑이 시작될 때는

예단보가 되어 진심을 전하며,


한 생의 끝에서는

관보가 되어

조용히 마지막을 감싼다.


사람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시간을

보자기는 말없이 품어낸다.


그 안에는

숨김보다 이해가 있고,

감춤보다 따뜻함이 있다.


이제 나는 안다.

이 다정한 포장이

나를 지키기 위한

부드러운 의식이었다는 것을.


조용히

스스로를 감싸 안는 일.


그것이 때로는

세상을 견디게 하는

가장 다정하고,

가장 강한 용기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보자기처럼 감싸 안는다.


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인다.


“괜찮아.


이렇게 다정히 감싸 안는 것도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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