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 남자의 모습을 기묘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너의 기묘함은 곧 분노로 바뀌어갔다. 다른 날 같았으면 너는 곧장 그를 지나쳐 갔을 것이다. 그리고는 영영 없는 사람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너는 굶주림과 추위에 몰려 있던 탓에 남자의 울음소리가 신경을 들쑤시는 것만 같았다. 주름이 진 것 같으면서도 세월이 묻어 나 있지는 않은 얼굴을 가진 남자는 나이를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그 남자는 지극히 평범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그를 우연히 보았다면 그가 이렇게 극적으로 슬퍼하는 표정을 가졌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을 정도로. 그런 남자가 모두가 잠들었을 새벽에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 벤치에 앉아 울고 있는 장면은 더욱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너는 그 남자의 모습이 어딘가 추해 보였다. 네가 그 남자에게서 추해 보인다는 인상을 느낀 것은 어딘가 그의 얼굴이 너를 닮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는 눈과 일자로 된 눈썹, 아래로 쳐진 입술은 어떤 표정도 내보이지 않으리라는 듯 굳어보였고 너는 거기서 동질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러자 너는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 얼굴과 표정을 가진 사람에게 생긴 슬픈 사건을. 그 사건으로 얻어지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슬픔과 눈물의 진정한 의미를.
“왜 울고 있는 거야?”
너는 남자의 옆자리에 앉아 물었다. 남자는 깜짝 놀라 울음을 힘겹게 그치고는 말했다.
“당신은 저 달에서 뭐가 보이지 않으십니까? 저 달을 보고도 어떻게 안 슬플 수가 있죠?”
남자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가리키며 말했다. 달은 다른 날보다 더 작고 어둡게 떠 있었다. 달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더 집중해서 바라보아야만 했다. 너는 남자의 말대로 달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너에게 달은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보이냐니, 뭐가? 저건 그냥 달이야. 바위라고. 지구처럼 우주라는 변기물에 빠진 똥덩어리일 뿐이야.”
너는 차갑게 남자를 쏘아붙였다. 그러는 너에게 남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독백처럼 내뱉었다.
“저는 그 바위에서 바다를 보았어요. 그 바다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까 한없이 슬퍼지는 겁니다. 내가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어요. 울음을 그칠 수 없게 된 거라구요.”
너는 다시 달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너는 남자처럼 달에서 바다를 찾을 수 없었다. 달의 바다라고 불리는 검은 자국은 있었다. 그러나 너의 눈에는 그것은 바다가 아니라 단순한 하나의 자국일 뿐이었다. 오히려
너는 그 자국이 마치 탱탱볼처럼 달이 이리저리 튕겨지는 바람에 달에 살고 있던 토끼가 깔려 죽고 난 뒤 생긴 핏자국처럼 보였다. 너는 더 이상 남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너는 남자를 한심하다고 느꼈다. 동시에 분노 또한 일었다. 원래대로라면 진작에 라면을 사서 끓여 먹은 다음 단잠에 들었을 시간이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어주는데 써버렸다고 너는 생각한 것이었다. 너는 한시라도 빨리 이 남자를 자신의 눈앞에서 치워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괴로우면 내가 저 달을 훔쳐줄까? 그럼 눈물을 안 흘릴 수 있는 거 아니야?”
너는 그렇게 말하고는 남자의 응답은 듣지도 않은 채 달이 있는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 다음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달을 집고는 손을 오므렸다. 그러자 달이 너의 손 안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