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나 2 : 숨어 있는 나
제목: 말하자면… 불행한 가족사
부제: 숨나의 숨 트멍 (기억의 구멍에서 찾은 숨 고르기)
어릴 적 나는 자주 숨어 있었다.
혼날까 봐서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해서도 아니었다.
세상은 너무 컸고, 나는 설명할 말을 아직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나를 부르기보다 지나갔고
아이였던 나는 이해하지 못한 채 기억했다.
솜사탕 같은 구름, 달님에게 바친 자리,
머리카락을 삼키던 밤과
새우깡 봉지 하나에 담긴 승리의 감정까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아직 죄가 되기 전의 장면들이다.
잘못이라 부르기엔 너무 어리고,
추억이라 부르기엔 여전히 숨이 막히는 순간들.
나는 그때마다
말 대신 숨었고,
설명 대신 장면을 삼켰다.
이 구멍들은
상처도, 교훈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나로 남기 위해
몸 안에 몰래 파두었던 자리들이다.
트멍은 제주도 사투리로 ‘구멍’을 뜻한다.
제주 돌담은 차곡차곡 쌓여 있지만, 그 사이사이에 구멍이 있다.
바람이 강한 제주에서 돌담이 무너지지 않도록 숨구멍을 남겨둔 것이다.
우리 삶에도 구멍이 있다.
처음엔 아프고 허전한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그 구멍들이 거름이 되어
우리 삶을 받쳐주는 버팀목이 되어 준다.
내 마음 속 트멍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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