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나의 숨 트멍을 따라 걸어온 시간
이 책 속 구멍들,
나는 그때마다 숨었다.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슬펐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모든 구멍들이 나를 지켜주었던 자리였다.
아이였던 나를, 세상 속 작은 나를,
조용히 받쳐주고 있던 버팀목이었다.
제주도의 돌담처럼,
우리 삶에도 트멍이 있다.
처음에는 허전하고, 아프고, 흔들리게 만들지만,
그 사이사이가 나를 단단하게 세워준다.
나는 이제 숨는 대신,
그 구멍들을 기억하며,
숨쉬듯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다른 누군가가 나와 같은 구멍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그 자리를 남겨줄 수 있기를 바란다.
숨나의 숨 트멍,
그곳에는 나만의 시간과 나만의 온기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구멍들은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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