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매일 조금씩, 춤추듯 나아가는 힘

일상의 리듬을 만드는 루틴

by 태연하게

꿈이라는 '별'을 발견한 뒤 나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일상의 밀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거창한 성공을 꿈꾸며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 당장 눈앞의 24시간을 어떻게 나다운 리듬으로 채울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새 습관으로 정착된 것이 나의 아침을 여는 네 가지 루틴, 바로 '플래닝, 명상, 독서눈운동, 운동'이다.

특히 독서 눈운동은 독서 습관을 제대로 들이기 위해 '김교수와 세가지' 유튜브 채널에서 배운 독특한 운동법이다. 매일 10분 동안 집중하여 눈을 움직이며 글을 읽는 이 방식은 처음에는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눈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있는 느낌에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매일 거르지 않고 실천해 보니 마치 봄햇빛에 얼음이 녹듯 글자 사이를 유영하는 시선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독서의 몰입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이제 이 10분은 단순히 글을 읽는 행위를 넘어, 내 의식을 가다듬는 예열의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매일 아침, 창가로 스며드는 새벽빛과 함께 다이어리를 펼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 설계하는 플래닝은 내 인생의 주도권을 쥐는 엄숙한 시간이다. 흰 종이 위에 스며드는 펜소리를 들으며 오늘 내가 마주할 일들을 하나씩 배열하다 보면, 막연했던 하루가 선명한 지도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명상은 나에게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아침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두려움의 그림자를 잠재우기 위해 내가 선택한 가장 적극적인 방어 기제다. 들이마시고 내뱉는 숨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던 막연한 불안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그 자리에 고요한 평온이 들어찬다. 호흡이 깊어질수록 내면의 흔들림은 잦아들고, 나는 비로소 온전한 나로서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다.


다음은 독서 시간이다. 20년 직장 생활 동안 나에게 독서란 오직 업무 지식을 흡수하기 위한 생존형 수단이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한 자리에 앉아 글을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글자가 둥둥 떠다니고 집중력은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나는 전략을 바꿨다. 재미있고 쉬운 책부터 골라 매일 딱 10분씩만 읽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10분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식이 아닌 영혼의 양분을 섭취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올해 나의 목표는 월 4권의 독서로 상향되었다. 책장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음악처럼 들린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욕심이 생겼다.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을 나의 지식으로 쌓아가고 싶다는. 그래서 독서한 내용을 내재화하기 위한 요약하는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 한 줄을 적는 것도 버거웠지만, 이제는 두 줄, 세 줄로 나의 언어가 확장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늘 순탄치만은 않다. 한 문장을 적을 때마다 "이게 최선이야?"라고 묻는 나의 고질적인 완벽주의가 다시 고개를 든다. 더 멋진 단어, 더 세련된 문장을 찾아 헤매느라 펜 끝이 멈춰 서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지점에서 멈추지 않는다. 부족한 요약일지라도 그 정도의 나를 기꺼이 수용하고 칭찬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찰나에 불과하다. 매일 나를 들여다보는 일상 기록이 나를 단단하게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의 힘, '의식적인 연습'과 '희망'


나의 일상을 지탱하는 이 작은 습관들의 가치를 증명해준 것은 역시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이었다. 저자는 열정을 지속시키는 힘으로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꼽는다. 단순히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이 성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운동 선수가 자신의 투구 폼을 교정하기 위해 수만 번 공을 던지는 과정과도 같다.

내가 매일 어설픈 요약 문장을 다듬고, 완벽주의와 싸우며 기록을 이어가는 과정은 바로 이 의식적인 연습의 일환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렸던 순간을 복기한다. 이 과정은 때로 아프고 부끄럽지만, 그 균열 사이로 새로운 성장의 싹이 돋아남을 믿는다.

저자는 또한 '희망(Hope)'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여기서 희망은 단순히 "잘 될 거야"라는 낙관이 아니라, "내가 노력하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인지적인 믿음, 즉 성장형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이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루한 반복을 견뎌낼 수 있는 엔진을 얻게 된다.

아들러 심리학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아들러는 인생을 '선'이 아닌 '점'의 연속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산 정상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키네시스(Kinesis)'적인 삶으로 오해한다. 키네시스는 그리스어로 '운동'을 뜻하는데, 이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그 운동이 멈추는 미완성의 상태를 의미한다. 즉,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은 그저 고통스러운 수단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러가 강조한 '에네르기아(Energia)'적 삶은 다르다. 에네르기아는 '활동하고 있는 상태'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것은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춤을 추는 사람은 어느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춤추고 있는 그 찰나의 순간 자체를 즐긴다. 설령 어느 시점에 춤이 멈춘다 해도, 그전까지 춤을 추고 있었다면 그 인생은 매 순간 이미 완성된 것임을 의미한다.


내가 매일 루틴을 지키고 기록하는 행위는 산 정상을 향해 허덕이며 올라가는 고행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이라는 무대 위에서 나만의 리듬에 맞춰 한 스텝씩 밟아나가는 춤이다. 때로는 스텝이 꼬이고 박자가 어긋나도 상관없다. 다시 리듬을 타며 몸을 움직이는 그 순간이 이미 축제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안에 잠식되지 않고 오늘이라는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는 믿음, 이것이 바로 내가 4장의 제목을 '춤추듯 나아가는 힘'이라 붙인 이유다.

완벽한 결과라는 종착역에 도달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인생 나침반을 들고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그 과정 자체에 이미 완성된 행복이 존재한다. 나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친구에게 보내는 메시지: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위대함


인생 2막의 도전을 앞두고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를 끝까지 가게 하는 것은 대단한 의지력이 아니라, 매일 정해진 자리에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행위를 하는 힘이다. 거창한 결심보다 무거운 것은 매일 아침 명상 자세를 취하는 그 단순한 동작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결코 직선이 아니다. 어떤 날은 의욕이 넘쳐 뛰어가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한 걸음도 떼기 힘들 만큼 무기력할 때도 있다. 비바람이 치는 날도 있고, 짙은 안개에 길을 잃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마라. 그저 약속된 시간에 명상 매트 위에 앉고, 책장을 한 페이지라도 넘기며, 펜을 들어 날짜라도 적어 넣어라. 완벽주의가 당신의 발목을 잡을 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어라.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의 마지막 퍼즐로 회복탄력성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고난을 이겨내는 맷집을 넘어, 실패를 성장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뜻한다. 넘어지는 순간 "나는 안 돼"라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실패로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를 자문하며 다시 운동화 끈을 묶는 힘이다. 이러한 회복탄력성이 뒷받침될 때, 우리의 루틴은 비로소 무너지지 않는 성벽이 된다. 이러한 작은 승리들이 쌓여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나만의 회복탄력성이 된다. 이 회복탄력성은 한 번에 생기는 근육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반복 속에서 단단해지는 마음의 근력이다.


미래가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오늘이라는 순간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나만의 속도에 맞춰 춤추듯 나아가자.

산 정상을 바라보느라 발밑의 아름다운 들꽃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자신을 위해 들이는 그 정직한 시간이, 머지않아 나를 생각지도 못한 견고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오늘 내가 지켜낸 10분의 루틴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그 춤을 멈추지 마라. 이미 오늘은 그 자체로 눈부시게 완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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