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은 두 자매의 상반된 성정을 대비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언니는 논리적이고 신중하며 감정을 절제할 줄 알지만, 동생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상력이 풍부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 다소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오래도록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견디는 태도를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이성적인 사람이 더 성숙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곧 어른스러움일까.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 더 건강해 보일 때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성이 덜 중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성은 감정이 지나치게 흐르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선택 앞에서 한 번 더 멈추게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어느 한쪽을 택하는 일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품는 일 아닐까. 감성으로 충분히 느끼고, 이성으로 정교하게 다듬는 사람. 어쩌면 그 균형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