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병실의 빛
그날 해주는 평소와 달랐다. 눈이 붉었다. 울었던 것 같았다. 선호는 알아챘지만 모른 척했다. 물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점심시간, 해주가 먼저 말했다.
“아버지 얘기, 더 해도 돼요?”
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 전에 면회 갔었어요.”
해주의 목소리가 낮았다.
“아버지가 창가에 앉아 계셨거든요. 햇살이 들어오는데, 손바닥으로 허공을 쓸고 계시더라고요.” “……” “제가 물었어요. 뭐 하시냐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빛을 만지고 있다고.”
해주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울었어요. 아버지 앞에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선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위로의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괜찮다고 말해야 할까. 힘내라고 말해야 할까. 뭘 말해도 가벼울 것 같았다.
“저기요.”
선호가 입을 열었다.
“저, 위로 잘 못해요.” “알아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괜찮아요.”
해주가 선호를 봤다.
“그냥 들어줘서 고마워요.”
선호는 그 말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버지 병원, 어디예요?” “왜요?” “같이 가도 될까요?”
해주의 눈이 커졌다.
“……진심이에요?” “부담스러우면 안 가도 돼요.” “아니, 그게 아니라.”
해주가 잠시 말을 멈췄다.
“선호 씨, 왜 그래요?” “뭐가요?” “왜 이렇게 잘해줘요?”
선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해주도 더 묻지 않았다.
*21화 이어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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