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노랗게 온다

- 성급한 노란 믿음, 내 생의 봄은 이제 시작이다

by 선비천사

봄은 노랗게 옵니다.

개나리의 명랑함도, 산수유의 화려함도

채 당도하기 전 산기슭 삭풍을 뚫고

가장 먼저 등불을 켜는 생강나무.


드디어 터졌습니다.

겨우내 시린 가슴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았던

노란 믿음 하나가 기어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빼빼 마른 가지 위로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초록 잎사귀 하나 돋아나기도 전에

설레는 마음부터 들켜버린 꽃잎들.

성급하게 피어난 그 노란 빛깔이 어쩐지

낯설지 않아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살았습니다.

이제 그 분주한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라는 나무 한 그루로 서 있는 지금,

내 안에도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고 싶은

조급한 열망이 숨어 있었나 봅니다.


차가운 바람 끝에 가장 먼저 도착하여

온 세상을 노란 희망으로 물들이는 저 생강나무처럼,

나의 은퇴는 끝이 아니라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성급한 축제'여야 합니다.


비로소, 나의 봄은 노랗게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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