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상사의 잘못을 입밖에 내지 마라

by 제니
내 뱉는 말은 상대방의 가슴속에 수십 년 동안 화살처럼 꽂혀 있다.

- by 롱펠로우



웹진에서 ‘구매 업무의 달인’ 기획 취재를 위해 인터뷰 섭외에 한창인 투루는 순간 김 부장을 떠올렸어요. 김 부장은 사내에서 경력 15년 이상의 구매 노하우를 가진 분이었어요. 꼼꼼하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김 부장님을 섭외하기 위한 PPT작성이 끝난 뒤 오 주임에게 메신저로 이메일을 물어봐요.


"오 주임님, 이번 구매 업무의 달인 취재 건으로 김 부장님께 이메일 보내려고 하는데 주소 좀 알려주세요."

“KIMYC@gmail.com으로 섭외 이메일 보내세요.”


“네 알겠습니다.”


투루는 짧게 답변을 하고 섭외 이메일을 보내려고 준비를 해요.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요. 김 부장 이메일 주소가 사내 인트라넷에 있는 거랑 달라요. 물어볼까 말까 고민하던 투루는 사수가 시킨 일이라 그냥 이메일을 보내요. 공들여 쓴 섭외 이메일 ‘발송’ 버튼을 눌렀어요. 칭찬받을 생각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와요.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네, 홍보팀 강 차장입니다. 아… 네네… 저희 신입사원이요?

…………………………………………………………………………………

네, 죄송합니다 김 부장님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투루에게 뭔가가 날아와요. 강 차장이 귀에 꽂고 듣던 이어폰이에요.


“아이씨! 정신 똑바로 안 차릴래요? 구매팀 김 부장에게 보낼 메일을 왜 기획팀 김 부장에게 보내는 거야?”


강 차장이 눈을 흘기며 언성을 높여요. 평상시 신입사원에게도 존댓말을 쓰며 존중의 언어를 보인 교양 있고 냉철한 강 차장이 처음으로 화를 냈어요. 아뿔싸…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나에요. 투루의 작은 어깨가 움츠러들어요. 사수 오 주임이 메신저로 보내라고 해서 보낸 건데 투루는 억울함이 몰려오기 시작해요. 앞에 앉은 오 주임을 쳐다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요. 억울한 마음에 투루는 강 차장한테 이메일을 보내요.


“오 주임이 이메일 발송하라고 해서 진행한 것뿐입니다.”

잘못이 없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투루에게 한층 더 싸늘해진 강 차장의 답장이 날아와요.


“투루 씨가 뭘 잘못했고, 앞으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건지 이메일로 보내세요.”


이런 우라질, 강 차장이 또 반성문을 쓰라고 해요. 이메일 반성문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투루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와요. 이렇게까지 반성문을 써야 하는 현실에 짜증과 서러움이 밀려와요. 입이 툭 튀어나온 투루는 눈물을 글썽이며 마음에 없는 소리를 담은 앞으로는 잘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내요.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혼이 난 건지 아직도 투루는 감을 못 잡아요.


분이 풀리지 않은 투루는 복도로 나가서 참았던 눈물을 터트려요. 두 어깨가 들썩이며 울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며 커피를 건네와요.


“괜찮니?”

강 차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최 대리예요.

“아니, 오 주임이 이메일 보내라고 해서 보냈는데, 아까 강 차장님이 이어폰 던질 때 자기는 모른다는 눈빛으로 꿈쩍도 안 하다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진짜 그렇게 생각해? 너도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것 같은데?”

“네? 제가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이건 또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투루는 의아해하며 최 대리에게 물어요.


“회사에서 선임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안돼. 선임이 나를 안 좋게 보면 회사생활이 피곤해지거든. 선임 잘못을 덮어줄줄 알아야 나중에 선임도 고마워서 나를 더 챙겨주고 그러지. 선임이라고 해도 신이 아니어서 실수할 수 있으니까, 시킨 일을 그대로 하지 말고 틈틈이 확인하고 진행하는 지혜가 필요해.”


“…………………………………………”

투루는 입이 삐죽 나오며 최 대리를 쳐다봐요. 속으로는 욕설이 튀어나오려고 하지만 생각해보니 최 대리의 말이 맞는 것도 같아 아무 말 하지 못해요. 이날 일은 그냥 마음 넓은 투루가 참기로 해요.


[TRUE Message]

1. 선임의 잘못을 꼬지르면 죽을 수도 있어요.

2. 선임이 신이 아니기에 실수할때가 있어요. 선임의 지시가 의심스러우면 한 번 물어보고 일을 진행하세요. 확인하지 않고 일을 진행했다면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세요. 
keyword
이전 02화1. 커피를 마셨다면 일을 시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