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꿈이었다.

카메라를 꺼내봤다.

by hani

어느 날 DM이 하나 왔다. 이집트에서 활동하는 스냅 작가냐는 질문이었다.

이집트에 와서 찍은 사진을 꾸준히 올리고 있었는데, 팔로워도 적은 내 계정을 우연히 본 것 같았다. 주변인들을 찍어주는 것이 아닌, 작가로서의 인물 스냅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거절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왜 거절했냐며 질타했다.


사실 사진을 시작할 때부터 인물이 중심이 되는 사진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주로 거리 스냅사진에 사람이 담기는 정도로만 촬영해 왔다. 한국에서는 초상권 문제로 거리 스냅을 찍기 어려워졌고,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사진만 남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이왕 이집트에 오게 된 김에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었고, 처음 사진을 배울 때를 회상하며 조금씩 발전해 나갔다. 내가 봐도 처음 이집트에 왔을 때와 지금의 사진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하지만, 이집트에서의 사진촬영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적지나 관광지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길거리에서의 촬영은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건물이나 사람 촬영을 하려고 하면 다가와서 제지하거나, 사진을 지워달라는 경우가 많았다. 아랍어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밖에서 가리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은데, 건물을 찍으면 집안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특이한 점이 또 있다. 쇼핑몰이나 유료 산책로는 아예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막상 안에 들어가면 휴대폰 카메라로는 촬영이 가능한데, 카메라만 금지였다. 왜 그런지는 선생님도 모른다고 했다.


한창 사진을 배웠던 시절에는 사진작가로 전향하고 싶었지만, 현실을 살게 되면서 마음 한편에 묵혀두고 있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작가냐는 질문을 받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나중에 은퇴하면 사진작가가 될 수 있을까.

오랜만에 그런 생각을 해본 날이었다.





2025 이집트 ⓒhani.film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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