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쪄 죽는다
6월이 초여름이라고 들었는데,
오전 8시만 돼도 내리쬐는 햇빛이 지옥불처럼 느껴졌다.
과연 ‘신전과 왕가의 계곡에 갈 수 있을까’라는 싶었다. 룩소르의 서안은 택시를 잡아 타고 다니기에는 거리도 멀고, 다니는 택시도 적어 투어를 선택했다.
마침 투어도 여름이라 새벽 4시부터 시작해 빠르게 서안만 도는 코스만 한다고 했다. 전날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투어길에 올랐다.
건조한 나라인 탓에, 기온이 떨어진 새벽은 그다지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우리는 나일강을 건너 투어 벤에 올랐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이집션이 운영하는 투어라 손님은 모두 한국인이었고, 오랜만에 보는 한국인들이라 내심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왕가의 계곡이 생긴 이유가 ‘피라미드는 눈에 잘 띄어 전부 도굴해 가서’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보물을 가만히 두지 않는 건 여전하다.
상대적으로 나중에 생기기도 하고, 땅속에 있다 보니 발굴도 늦게 된 무덤이 있어서 몇몇 무덤은 보존 상태가 아주 훌륭했다. 기원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3천 년이나 색이 안 없어질 수 있는지.
왕가의 계곡을 뒤로한 채 다른 신전들을 돌아봤는데,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른 시간이라 내리쬐는 열기에 정신이 혼미했다. 더위에 약한 나는 그 뒤로부터 집중을 전혀 하지 못했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빨리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고,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페라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 를 외치는 마차들
어디 가냐고 클락션을 눌러대는 택시 기사
차이나 원 달러를 외치는 꼬맹이들
사진을 찍어달라는 어린 소녀들까지
한 10분 걸었나.
그 사이 거의 20명이 넘게 달라붙었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진짜 짜증이 나는 날이었다.
이집트의 여름은 진짜 지옥 같고, 룩소르의 삐끼는 정말 짜증 난다.
7~8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도 됐다.
나는 그날 다짐했다.
아스완은 무조건 겨울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