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아가 보자!

나도 이제 나의 프로필을 완성했어! 매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거야!

by 소피아

그렇게 데이팅어플을 가입하고 실로 놀라웠다. 어떻게 이렇게 가상의 공간에 100만 명이 넘는 외로운 사람들이 있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이렇게 멋지고 예쁜 사람들이 돈을 써가면서 본인들을 어필하면서 상대방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도 놀라웠고 밖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직군과 나이의 남자들이 내가 어떻게 지금 처음 가입한 줄 알고 인사해 주는 것일까?

채팅이 오는 사람들은 본인의 사진이 있는 사람들도 있고,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체적으로 본인이 설정한 닉네임과 성별 그리고 나이가 표시된 채로, 가입하는 순간 100여 명의 새로운 남자들이 순식간에 채팅으로 연락이 왔다.

언제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볼까? 하면서 혼자 웃음도 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무서웠다. 뭔가 내가 알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룰이 있는 것 같고, 내가 모르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웠지만 그래도 행운의 큐피드가 나를 더 유혹했기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앞섰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여태 경험했던 여러 관상들을 보면서 1차적으로 내가 대화를 해볼 만한 사람, 그냥 지나 칠 사람으로 나름 구분하며 채팅으로 누군가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대화를 몇 명 해보니 나와 맞는 사람이 있었다. 신기했다. 어떻게 얼굴도 안 보고 목소리도 안 들었는데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가 있지? 라면서 글이 주는 힘도 알게 되었고 또한 내가 만남을 밀어붙이는 사람은 오히려 더 경계하고 부드럽게 나의 속도에 맞춰주는 사람을 알고 싶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며칠 동안 많은 사람과 채팅을 하면서 나의 상황을 이해해 주면서 상황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알아가고 있었다.


며칠 동안 200개가 넘는 채팅이 밀려있고, 무분별한 기준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감정소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데이팅어플 소개란에 올렸던 사진을 내리고 그렇게 어플을 탐색을 하였다. 본래 조심성이 많고 의심이 많은 스타일이라 아무나 쉽게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남자들을 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핫한 지역 아파트 거실에서 바라본 한강을 찍은 사진을 올린 남자도 있고, 본인이 사회에서 이렇게 지위가 있다는 능력을 보여준 남자도 있었다. 누군가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운동하는 사진을 올려서 여심을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회원이 200만 명이 넘으니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까? 물론 멋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남자들을 보니 여자회원들도 궁금했다. 동성끼리 소개를 보려면 비용을 지급해야 했는데 뭐 그렇게까지 하면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들의 사진과 자기소개 등이 궁금했다. 나의 경쟁자가 누군지 이 어플을 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야 나도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으니까. 나는 대한민국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적당히 예쁘고 관리가 잘된 사람이라는 걸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었었던 것 같다.

여자회원들은 보정어플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다. 필라테스로 꾸준하게 몸매관리를 해서 몸매가 예쁜 여자들도 있었고, 1000장의 셀카 중에 가장 예쁘게 나온 사진을 턱도 깎고 눈도 크게 하고 피부도 예쁘게 한 것 같다. 나도 그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 동안 채팅으로 대화를 해본 사람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 남자] 제가 실제로 만남을 가졌는데 사진 속의 여자가 나온 게 아니고 완전 다른 여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자 사진은 안 믿어요. 하하

적어도 나는 그렇게 속이지는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나름 양심 있게 소개고 사진도 올렸다. 여자회원들은 대체적으로 예뻤다. 나이와 지역등을 대충 설정하고 보았는데 다양한 직군과 성향의 여성들이었다. 자기소개에 담백하게 자기소개만하는여자들도 있었는데 노골적으로 아이의 아빠를 찾는 여성들도 있었다. 눈이 징그러워졌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들이 사는 세상이니 그냥 지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나는 데이팅어플의 신세계에서 나름 내 자리와 친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자기소개의 빈칸을 채워나가면서 나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이런 음식을 좋아했나? 내 스타일이 귀여운가? 하하 하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 웃음으로 인해서 더 좋은 인연이 꼭 나타날 거라는 희망도 작게나마 품었었나 보다.

그렇게 여러 번의 수정을 통해서 나의 프로필이 완성이 되었다. 나의 연봉과 자산부터 사소하게 좋아하는 음식까지 모두 적어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스타일, 나의 옷 스타일, 나의 자산, 나의 최종학력 등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되찾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자개소개서는 정말 진솔하게 나에 대한 소개를 적고 그 소개만으로도 나를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귀여운 의구심과 함께 제일 잘 나온 사진과 함께 자기소개를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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