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남은 야자메트를 활용해서 덮어두거나, 낙엽을 활용하거나, 비료포대를 활용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고, 그 경과는 이러했다.
1. 잘 가꾼 야자메트 멀칭 감자밭
제일 정성을 들인 감자밭이다. 야자메트 멀칭 감자밭은 미숙퇴비를 충분히 섞어 주고, 가스를 빼 준 땅이다. 땅을 제대로 가꿔준 밭이라 그럴까, 현재까지의 경과는 아주 좋았다. 감자 싹은 매우 튼실하게 잘 뻗어 나왔다. 일부 싹은 벌써 순지르기를 해 줘야 할 정도다.
한 달 전 감자밭의 시작(첫번째 사진). 그리고 4월말의 감자밭(두,세번째 사진)
2. 자연 그대로 가꾼 낙엽 멀칭 감자밭
아래 사진은 낙엽 멀칭을 시도한 두 번째 감자밭이다. 이 감자밭은 거름을 주지 않고, 산에서 가져온 피트모스와 낙엽으로만 섞어 만든 밭이다. 초기에 물 빠짐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다. 실제로 다른 밭에서 감자 싹이 하나둘씩 나오던 시기에도 이 감자밭은 씨감자가 썩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러더니, 지난주부터 조금씩 감자 싹이 올라오더니 지금은 다른 감자밭 못지않게 감자 싹이 이렇게 잘 자라주고 있다.
낙엽 멀칭으로 시도한 두번째 감자밭(좌). 그리고 4월말의 변화(우)
3. 산의 비옥한 흙으로 가꾼 비료포대 감자 화분
그리고 또 하나의 시도.
바로 산에서 퍼온 흙으로 담아 둔 비료포대 감자 화분. 거름이나 비료 한 톨 주지 않고 그저 산에서 퍼온 비옥한 검은 빛깔이 도는 흙으로만 채워 감자를 심었다.
처음에는 가장 빠르게 싹이 나왔지만, 지금은 다른 감자밭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싹이 올라와 있다.
비료포대 감자화분도 싹이 꽤 잘 나왔다.
비료나 거름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거의 편차가 없이 잘 자란다.
감자밭의 중간 평가
새싹이 나오는 시기는 각기 상이했지만, 아침 온도도 영상 10도가 넘어가고, 적당히 좋은 빗줄기가 함께 하면 성장의 속도는 거의 비슷했다.
아마도 중요한 것은 실제 감자 씨알이 얼마나 굵고 많은가 일 텐데. 수확할 때 또 비교를 해 보겠다.
다른 작물들은?
열무와 딸기
열무는 벌레가 먹길래 아내가 약도 뿌리고, 이렇게 한랭사도 해 두었건만 여전히 망사 같은 이파리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도 한 주간 엄청 자라서 갉아먹은 구멍이 그렇게 눈에 많이 띄진 않는다.
딸기는 많이 자라진 않았고, 맺힌 열매 역시 그리 많이 자라진 않았다.
열무는 정말 잘자란다. 딸기야 너도 힘을 내
집에서 육묘한 애호박
이번 주에는 집에서 엄청나게 잘 키워온 호박이 새로 이사를 왔다. 얼마나 집 베란다에서 잘 컸는지, 어미 줄기에서 벌써 꽃도 피고 호박 결실도 생겼는데, 아깝지만 다 잘라주었다. 아들 줄기로 열매를 맺게 해야 결실이 더 좋고, 많이 나온다고 한다.
가져온 모종을 잘 심어주고, 줄 타고 잘 올라올 수 있게 고추 끈으로 타고 갈 줄사다리도 만들어 주었다.
양평에 새로 이사 온 호박들
취나물과 참나물
돌담 밑에 씨를 흩뿌려 두었던 참나물과 취나물도 싹이 잘 자라고 있다.
돌담 나물 식구들. 참나물과 취나물
대파와 당근, 그리고 상추와 루꼴라
대파도 몸살을 잘 이겨내고 제대로 일어섰고, 당근도 루꼴라, 상추도 다들 잘 자라고 있다.
또 하나의 호박밭
육묘할 때 일부 실패하는 씨앗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충분히 육묘를 했는데, 다 성공했다.
그래서 호박밭도 생각보다 많아져버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서 그렇기도 한데, 암튼 지주대가 좀 모자랐다. 지주대를 더 사서 이 녀석들도 줄기들이 잘 타고 올라갈 수 있게 해 줘야겠다.
호박 풍년 들 것 같아
옥수수
옥수수는 일주일 새 더 잘 컸을 줄 알았는데, 아직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 다음 주에 오면 좀 진한 초록잎을 보이며 잘 크고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비료포대 앞에 벼같이 생긴 옥수수 아이들
해바라기들도 잘 자라고 있어요
여기저기 심어둔 해바라기 씨앗들이 이제야 싹을 내밀고 있다. 다이소에서 1,000원 주고 샀던 씨앗들은 하나도 발아를 하지 않았고, 동네 길가에서 씨앗을 한 아름 내밀고 있던 해바라기에게 받아 두었던 씨앗은 이렇게 바로바로 쑥쑥 잘 자라고 있다.
농막 이곳 저곳에 심은 해바라기들이 발아를 시작했다
잡초도 쓸 데가 있지
농막 옆 산비탈 밭에는 쑥과 각종 잡풀들이 무성히 도 자랐다.
처음엔 이 잡풀들도 싹 다 뿌리까지 없애버려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아내와 '초목회'로 활용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초목회'란 짚이나 풀을 태워서 만드는 천연 칼륨비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풀이 자라면 잘 모아서 말려두었다가, 불을 지펴서 재를 만든다. 그 재를 밭에 뿌리고 물을 주면 재에 들어있던 칼륨 성분이 물에 사르르 녹아서 비료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잡초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베어둔 잡초를 주변에 잘 쌓아 두었다.
이렇게 사진을 찍긴 했는데, 모종을 옮겨 심고, 지주대도 세워주고 이것저것 밭 일을 하는 동안에도 비는 계속 내렸다. 그리고 밤에는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다행히도 일요일 아침에는 비가 말끔히 그쳤고, 비실하던 토마토도 정신을 차리고 잘 일어섰다.
남은 일들은?
아내는 꼼꼼하게 채소밭과 꽃밭의 계획을 엑셀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심을 작물들은 집 베란다 육묘장에서 양평으로의 출발을 기다리며 쭉쭉 크고 있다.
나무 틀밭은 10개이지만, 심어야 할 작물은 26가지가 넘는다.
주중에 비 소식이 있어서 이번 주까지는 관수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차주부터는 사정이 다를 것 같다. 이제 비가 점점 덜 올 수 있으니 관수 계획도 잘 세워야겠다.
차주에는 물이 세는 걸로 보이는 야외 수전 보수작업도 하고, 자동관수 준비도 천천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