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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Feb 07. 2019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인류 역사상 가장 재능 있는 예술가이자 과학자, 기술가, 사상 가, 수학자로 널리 알려진 르네상스적인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가장 고귀한 쾌락은 이해하는 즐거움이다(The noblest pleasure is the joy of understanding)’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배움에 대한 열망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아이디어 노트가 무려 7천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메모광이기도 했던 그는 천재임과 동시에 노력파였다. 읽은 책들의 내용을 실제로 응용하는 데에도 능통했는데, 로마의 유명 건축 가 비트루비우스(Vitruvius)의 저서를 접하고 드로잉화를 직접 그렸으며, 스스로 연구해 만든 은 하프를 연주하기도 하였다. 




‘변화는 모든 배움의 마지막 결과이다(Change is the end result of all true learning)’라고 말한 교육학 교수이자 전 세계에 1천500만 부 이상의 책을 판매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레오 버스카글리아(Leo Buscaglia) 역시 배움과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에게는 어렸을 적부터 한 가지 습관이 있었다. 바로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무엇을 배웠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잠드는 것은 죄악이라고 믿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러한 습관이 생겼다고 하는 그가 세계적인 교육학 석학으로 명성을 얻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더불어 그에게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그에게 따지듯 물었다고 한다. “교수님, 왜 지난번 이야기와 다른가요” 그랬더니 버스카글리아 교수는 이렇게 답을 했다. “그러면 내가 예전의 나와 똑같기를 바랐어요? 나는 그동안 발전했답니다.” 정말 우문현답이 아닐 수 없다.




배움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는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도 빠지지 않는다. ‘그대가 내일 죽는 것처럼 살아라. 그대가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Live as if you were to die tomorrow. Learn as if you were to live forever).’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역사 속 인물들은 배우기를 게을러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저렇게 열심히 하니 훌륭한 인물이 되었겠지. 나는 그렇게 살 필요도, 이유도 없는데 뭘 굳이 그렇게까지 공부해야 할까.’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다.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가 쌓이고, 이러한 지혜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인품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예시는 어떨까.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가 있었다. 부모님은 늘 근심이 많았다. “여보, 우리 애가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나 봐요. 그런데 공부는 시켜야겠고, 어떻게 하죠” 이 말을 듣고서 어머니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우리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줍시다. 그럼 아이도 신경이 쓰여서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집에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부모님은 텔레비전을 켜지 않고 둘이서 책이나 신문을 읽거나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며칠 동안 지나치며 흘깃 보았던 아이가 갑자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어머니의 아이디어가 그냥 생겼던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동안 쌓아왔던 지식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나의 지혜가 내 아이를 공부하게 만든 것이다. 어린 맹자를 훌륭한 사람으로 기르고 싶은 마음에 교육적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배워야 한단 말인가. 시중에 출간된 수많은 책들은 죽을 때까지 평생 공부하라고 강조는 하는데 무슨 공부란 말인가.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공부부터 시작하세요.’ 하고 싶은 공부가 없다고? 살면서 궁금한 부분이 없을 수가 없다. 인간은 궁금증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교육을 시키던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개성을 중요시한다. 교육이라고 다르지 않다. 게임을 좋아하면 게임 공부에 미치면 된다. 음악이 좋다면 음악 공부를, 역사가 좋다면 역사 공부를, 요리가 좋으면 요리 공부를 하면 된다.




공부라는 것이 깊이 하면 할수록 그 분야만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연관 분야가 있어서 다른 분야도 공부하게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더없이 공부의 깊이는 깊어질 것이다. 공부가 깊어지면 사색도 하게 되고, 집중도 하게 되고, 몰입도 하게 된다. 쓸데없는 잡념에서 벗어나는 놀라운 경험도 할 것이다.


오늘날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욱 파고들 때 놀라운 기쁨과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그러한 것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평가하던 ‘성공하는 사람’의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배워서 남 주냐’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세상에서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욱 인정받는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레슨에 목말라하고, 유명한 과학자들이 업적을 남긴 교수들에게 작은 배움이라도 받으려 하고, 실력이 출중한 스포츠 선수들이 감독과 코치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더욱 실력을 늘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내가 맡은 분야, 내가 해야 하는 일, 내가 나를 위해 이끌고 나갈 것’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정진하고 매달려 보자. 그러고 나서 제대로 쉴 때 갖게 되는 감정은 엄청난 보상처럼 느껴질 것이다. 무엇이든 하려면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스토리로 맹자 읽기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구나!” 


孟子曰: 孔子登東山而小魯 登太山而小天下. 

맹자왈: 공자등동산이소로 등태산이소천하. 


故觀於海者 難爲水 遊於聖人之門者 難爲言. 

고관어해자 난위수 유어성인지문자 난위언. 


<뜻풀이>
맹자가 말했다. “공자는 노나라의 동산에 올라 노나라를 작다고 했고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큰 물로 여겨지기가 어렵고 성인 밑에서 공부한 사람에게는 훌륭한 말로 여겨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 <진심 上>                




류공권은 어렸을 때 붓글씨를 잘 썼기에 항상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하루는 류공권이 몇몇 또래들과 함께 마을 옆 뽕나무 그늘 아래에 큰 상을 놓고 서회書會를 하였다. 이때 순두부를 팔러 다리는 노인이 멜대를 내려놓고 더위를 식히려고 뽕나 무 그늘 밑으로 왔다. 류공권은 제가 쓴 붓글씨를 들고 노인 앞에 가서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쓴 것이 어때요” 


노인은 류공권이 쓴 붓글씨를 바라보고는 류공권이 너무 우쭐 대는 것을 보고 있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내가 보건대 그다지 시원찮구나. 사람들 앞에서 자랑 거리가 못되는구나.” 


몇몇 아이들은 노인의 품평을 자세히 듣고 있었고 류공권은 자기의 글에 대한 품평을 나쁘게 하자 기분이 상해 말했다. 


“남들은 내가 쓴 붓글씨가 상당히 좋다고 했는데 할아버지는 내 글씨가 나쁘다고 하네요. 할아버지도 재능이 있으면 한 번 써 보세요.” 


노인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글씨를 잘 쓰지 못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발로 쓰는데 도 너보다 훨씬 잘 쓰더구나. 믿지 못하겠으면 화원성이란 곳에 가보거라.” 


할아버지의 말대로 류공권은 화원성에 갔다. 과연 두 팔이 없는 노인이 맨발로 글을 쓰고 있었는데, 왼발로는 종이를 누르고 오른발 발가락에는 붓을 끼운 채 자유자재로 붓글씨를 쓰고 있었다. 붓놀림은 귀신같고, 글씨는 여러 말들이 질풍같이 달리는 것 같고, 때로는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는 듯하였다. 이것을 보고 난 류공권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때부터 분발하여 붓글씨 연습을 꾸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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