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침착하고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
자기 마음의 노력을 해야 한다.
겉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문장에 갇혀 있는 글자가 아니다. 살아가는 동안 마음에 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급하게 다니다 사고나고 무리하다 일 터진다. 옛 문장들이 틀린 게 없다. 맞지 않는 비유도 있지만, 뼈와 살이다.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릴 말이 아니다.
내가 했던 일을 돌이켜 보면 그러지 않아도 될 일인데 서두르다 일을 더디게 만든 몇몇 일이 떠오른다. 납품일을 맞춘다고 빨리 인쇄를 넘겼다. 인쇄가 다 끝나고 오타가 발견돼 다시 인쇄하느라 돈은 돈대로 들였다.
두 번 일하지 않으려면 천천히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화가 난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기술이다. 같이 화를 내면 일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참으라는 게 아니다. 피해 갈 것은 피해 가는 게 지혜다. 길을 만들어 다른 길로 지나가도록 해주는 게 지혜다. 굳이 내게 불똥이 튀지 않도록 하는 게 지혜다. 오기로 심술로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일을 오기와 심술로 한다. 그러다 사람이 다치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상대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면 그게 혹 내 마음이 아닌지 먼저 짚어보자.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지 상대를 볶아대기 전에 방법을 연구해보자. 상대가 있어 내가 있고 상대가 있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귀하지 않은 게 없다. 이게 깨지면 사람이 다 아래로 보인다.
기업이 경쟁자보다 앞서기 위해 제대로 완성도 안 된 제품을 무리하게 내놓았다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사례들이 있다. 두 번 세 번 일해서 더 견고한 제품을 만든다고 하겠지만 일하는 사람의 기운을 뺏는 일이다. 남보다 빨리, 남보다 먼저가 아니라 늦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만들려면 침착하게 기다리고 지혜롭게 행동하는 게 일의 시작이고 끝이어야 한다.
삶의 종착역에 도달해서 인생의 지혜를 얻는 것도 얻는 것도 좋지만 살면서 당하지 않을 일을 피해 가는 것은 더 좋다.
"비열한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한 최고의 무기는 용기와 고집, 그리고 인내다. 용기는 강하게 만들고, 고집은 흥미롭게 하며, 인내는 휴식을 준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것을 대개 인생의 늘그막에 알게 된다. 풍파에 시달릴 때마다 죽음에 서서히 다가갈 때도 대개의 사람들은 그것을 필요로 한다."
-148쪽, 헤르만 헤세의 <어쩌면 괜찮은 나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