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스스로에게
<아래 글은 후배님들께 전해드리는 편지였습니다>
얼마 전 한 ㅇㅇㅇ님께서 진행하는 연수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연수를 어찌나 잘 진행하시던지 '우와 저 사람 참 고수다' 했는데, 우연히 그분의 손이 후들후들 떨리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 며칠 전에는 고깃집엘 갔는데, 젊은 남자 종업원이 서빙이나 고기 굽기를 어찌나 잘하는지 어떤 직업적 사명감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분께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고기 구우실 때 떨리진 않으세요?"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실 떨릴 때가 많아요. 잘못 굽거나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지 못할까 봐 가끔 걱정이 돼요. 그래서 항상 집중해서 구우려고 노력해요."
한편 6월 중순 경 공개 PT가 있던 날 한 부장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제가 떨린다고 찡찡(?) 대니 부장님께서 그러시더군요. 20년 경력의 본인도 무척이나 두렵고 떨리신다구요. 그리고 언젠가 가족들과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이자 미국의 실질적 이인자(미국의 경제 대통령) 제롬 파월의 금리 발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 어머니는 이 발표에서 그가 매우 떨고 있음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세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매우 높다 보니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겠죠.
일련의 사례들을 통해 누구에게나 긴장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아마추어'는 긴장을 감추고 부정하려 들지만 '프로'는 이 긴장을 이용해서 집중도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떨리고 어려운 것은 정상입니다.
약간의 긴장과 적당한 즐거움을 가지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