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만약에

잘 밤이 됐다. 오빠는 잠들기 직전에 항상 나를 보며 옆으로 눕는다. 그리고 나에게 막 다가와 내 얼굴을 구경(?)하며 “얼굴이 똥그래! 귀여워! 깨물어버릴까?”같은 말을 한다. 후줄근한 잠옷에 하루종일 와식 생활을 하느라 부은 얼굴에 산유국 저리 가라 피부에 뽀로로 직행 안경에 앞머리가 거슬린다고 초록색 메뚜기 색깔의 집게까지 양 이마에 꼽고 있는 나였다. 집에 있으면 늘 그 상태라 놀라울 건 없지만 오늘따라 신기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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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내가 이러고 있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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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비니는 뭘 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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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뭐가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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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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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막 늙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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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비니는 목소리가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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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염소같애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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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가 좋아. 비니랑 있으면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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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도 안 쳐. 막 맨날 우울해.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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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비니의 존재 자체가 좋아.

비니의 무엇이 좋은 게 아니라

비니가 좋은 거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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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게 정말 가능한가, 나는 오빠 머리가 덥수룩해지면 열받던데. 하긴 그래도 귀엽고 좋긴 해. 가끔 밥을 먹다 음식을 흘려도 왠지 사랑스러워. 그런 마음인가, 아닌가 오빠 마음은 또 다른가. 아무튼 그 어떤 망설임이나 멈칫거림 없이 이 품에 안길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