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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다 Apr 18. 2024

프로 공감러 남편

무대뽀 공감의 힘




아침 출근길, 뭘 들으며 갈까 하다가 내면소통의 저자 김주환교수가 등장하는 <인정중독>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있어 틀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나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두고 평가의 대상으로 남기지 말라, 그리고 sns에 자기 사진을 올리지 말라는 것들이었다.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바로 시무룩해졌다.



'(내 눈에) 예쁜 나를 자랑하고 싶은데 왜? 난 내 사진 올리면 너무너무 기분 좋던데.. 젊은 날이 쌓이는 기분인데ㅠ'



그래서 영상을 다 보고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상황을 설명했다.




"오빠 어떤 교수가 인정중독에 대해 얘기한 영상을 봤는데 나 인정중독인가 봐, sns에 자기 사진 올리는 게 자기 자신을 자꾸 평가의 대상으로 두는 거래. 그럼 어떡해? 나는 내 사진 올리는 거 좋은데... 이렇게 이쁘고 귀엽고 매력 있는데 어떡하냐고!!"




잠자코 듣던 오빠가 별안간 소리를 지르며 답했다.


"교수 나부랭이가 멀 안다고!!! 비니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살아!!!!"




살짝 진지하고 풀 죽어 있던 난, 오빠의 고함에 빵 터지고 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 그 교수님 내면소통 작가님인데;; 어떻게 내가 맞아?!"

 *우리 집에 교수님 책도 있음. 2권 있음.




"ㅎㅎㅎ나한텐 비니가 정답이야! 비니 하고 싶은 대로 해!"




"무지성, 무대뽀 공감!!!! 그러다 내가 발전을 못하면 어떡해!!"




"아니야. 비니는 이렇게 깨닫는 게 있고 나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점 변화하고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해. 난 비니를 믿으니까!"




아, 공감 발전독려 뭐 이런 건가?ㅋㅋㅋ 늘 이렇게 자존감 지킴이를 자처하는 오빠에게 고마운 한편 또 웃기기도 했다. 나를 그렇게 믿나? 하긴, 내가 시간은 걸려도 조금씩 나아지고 발전하기는 하지. 나도 김주환 교수님 말마따나 평가의 대상에서 벗어나 내 인생의 주체가 되고자 노력해 봐야지. ㅎㅎ 나를 믿어주는 오빠에게 고맙고, 좋은 말씀해 주신(그러나 오빠가 정체를 모를 땐 잠시나마 나부랭이셨던ㅜㅜㅋㅋ) 교수님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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