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 첫 2~3년은 확실히 콩깍지가 낀 줄로만 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점을 찾을 수가 없었으니까. 모든 게 내 이상형에 부합했고 또 내가 겪은 모든 사람을 통틀어도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다. 사람이 이렇게 완벽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언젠가 개인적인 일로 상담을 받게 되었을 때, 선생님과 지지자원에 대한 이야길 나누게 됐다. 자연스레 네 얘기가 나왔고 너를 향한 찬양 아닌 찬양에 선생님은 걱정스런 얼굴로 답했다. “너무 이상화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가, 내가 널 너무 좋게만 보는 건가. 의심의 눈초리로 너를 샅샅이 살펴보기에 이른다. 내가 놓친 게 있진 않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지만 역시나, 너는 그저 아름다울 뿐.
그렇게 7년. 지금도 종종 날 놀랄 정도로 감화시키는 넌 도대체 정체가 뭘까? 사실 가끔은, 이렇게 근사한 네가 내 곁에 왔다는 게 놀라워. 이상하지, 콩깍지가 이만큼 길게도 가나. 너는 어디서 와서 어떤 연유로 나를 만났을까. 나도 네게 근사할까. 배우자, 부모, 친구, 선배, 후배, 선생님, 그리고 수없이 많은 네가 갖는 의미들.. 참 신기하지 않아? 인생에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존재가 모두 너 하나로 귀결된다는 게.
우리 인생은 모두 딱 한 번이잖아. 1회용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시간 속에 네가 있음에 감사해. 너를 상상하면 네 주변이 막 빛나는 거 있지. 아까 엄마랑 잠깐 통화를 했는데 엄마도 그러더라, 네게 고맙대 정말로. 나를 아껴주고 위해주는 마음이 어쩜 그러냐고. 그러니까 말이야. 어쩜 그래. 아무튼 너는 반짝여. 근사한 너와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 결혼하기 전에 내가 그랬잖아. 평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슴이 갑갑해진다고. 그런데 지금은 반대야. 평온하고 든든하고 따듯해. 다 네 덕분이겠지? 고마워. 그런데 오늘은 고맙다는 말 보다,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