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고독하게 외로운 이유를 말해주는 단편영화
인간은 언제 가장 외로울까? 그 답은 영화 ⌜왜 독립영화감독들은 외롭고 또 외롭나⌟속에 담겨있다. 이 영화는 감독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를 들려주지만, 이는 비단 감독뿐만 아니라 창작자에게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감독은 영화 제작을 통솔하는 지휘자로 누군가를, 심지어는 자신을 끝없이 설득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항상 외로움이 찾아온다고 한다.
첫 번째, 나만 영화에 진심인 것 같을 때. 스태프들은 감독이 뭘 하려는지, 머릿속에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다. 설명한다 해도 100% 같은 감정과 시선으로 전달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게다가 전달하기에 이전에 감독 자신조차 정리가 되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두 번째,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나만 싫어할 때. 내가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가 별로라고 할 때. 타인을 설득시켜야 하는 그 과정에서 낙동강 오리알 같은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고독한 외로움이 찾아온다.
본인조차 설득하지 못하는데 누구를 설득시킬 수 있을까. 본인을 설득시키는 걸 도대체 누가 도와줄 수 있을까. 머릿속에 답은 있지만 풀이 과정을 설명하기 힘들 때, 혼자서만 싸워야 할 때, 우리는 고독한 외로움을 느낀다.
인간이라면 모두가 느끼겠지만, 작품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일 대 다수 형태) 예술가와 창작자에게 더 무겁게 다가오는 듯하다. 작품을 평가받는 입장에서 모두에게 박수받을 순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그 싸움 덕분에 예술의 세계는 조금씩 확장되고, 세상은 단편적이지 않고 더 다채로워지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감독은 이렇게 고백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제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영화는 저를 똑바로 보고 있었더라고요.” 그의 영화는 수많은 상을 휩쓸고 찬사를 받았지만, 정작 감독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기 작품 같지 않다며 GV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아직 자신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그 누구보다도 감독 자신을 온전히 담고 있었다. 그가 설명할 수 없던 것들을, 영화는 관객에게 똑바로 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작 : 2021
러닝타임 : 11분
평점 : 2.9
연령 : 12세
줄거리
유명 영화제들을 휩쓸고 있지만 GV는 가지 못하는 영화감독 구영은 편집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상을 받는 본인의 모습이 찝찝하다. 그 와중, 전과 다르게 구영을 대하는 스텝들의 행동은 그를 더욱 외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