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자
모임에서 ‘어떻게 하면 걱정을 바꿔서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나눴다.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계신 워킹 맘, A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 제가 23살에 뇌종양에 걸렸었거든요. 그때 진짜 힘든 하루, 하루를 보냈어요. 친구들은 모두 사법 시험에 합격해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저는 5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어요.
자살 충동이 일어날 정도로 미래에 관한 걱정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런데 마음을 바꿔서 오늘 하루만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 기도했더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늘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걱정이라는 건 현재의 일뿐 아니라 먼 미래까지 이어지면 더욱 내려놓을 수가 없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시간이 아닌가? S도 어느 삼십 대 초반, 미래에 대한 암담함으로 마음이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하던 기억이 났다.
정교사가 되고자 했으나 기회를 잡지 못했고 서른이 넘어도 아직 흔들리던 때. 미래의 불안과 중압감이 마음을 덮쳤다. 걱정에 사로잡히면 생각은 꼬리를 물고 절망으로 빠져들어 간다.
그 후 십여 년이 넘게 기간제 교사 생활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데 오히려 지금은 만족스럽다. 정교사라는 자리를 얻지 못했지만, 성향에 맞는 더 자유로운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A는 20대의 펄펄 날아다니던 청춘에 병에 걸려 앞날을 알 수 없었으니 얼마나 괴롭고 절망적이었겠는가? 똑똑하고 유능하며 경쟁력이 있어서 더 힘들었을 테다.
걱정에 함몰되어 죽음을 택하였다면 그 후의 사법 시험 패스, 결혼, 육아도 경험하지 못할 뻔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를 안고 행복해 보이는 A의 경험담에 우리는 입을 모아 공감했다.
다른 분도 미래 노후에 관한 걱정으로 남편이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혼 전에 미리 언질을 준것도 아니고 맞벌이에 젊고 건강한 신혼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니.
인간의 걱정이란 참 다양하기도 하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건 맞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삶이 짧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또 하나 걱정을 하지 않는 방법은 현재의 삶에 감사하는 것이다. 오늘 주어진 일, 맛있는 식사, 충분한 휴식에 집중하고 감사하면 걱정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오늘 하루, 충만한 사람을 살았다면 이런 하루하루가 모여 미래의 어느 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노라 할 날이 오지 않을까?
마태복음 6: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