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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의 산책
07화
내겐 너무 먼 당신
고양이느님
by
사각사각
Apr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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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만나러 왔다. 수업을 하러 왔으나
학생이
공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놈이라 고양이와 함께 노는 시간이 늘 필요하다.
오자마자 튜브에 든 먹이를 주니 고양이가 환장을 하고 먹는다. 천천히 주려고 했는데 너무 급하게 맛나게 먹어서 빨리 줄 수 밖에 없었다.
밀당을 하면서 조금씩 주어야 하는데 밀당엔 또 소질이 없으니.
먹이를 갈구하는 눈빛
한참 먹이를 먹더니만 다 먹고 나니 이 양심 없는 녀석이 또 뒤도 안 돌아보고 쌩하니 돌아선다.
그리고 멀찍이 떨어져서 구석구석 그루밍을 하고 있었다.
차라리
샤워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 굳이 침을 묻혀서 온 몸을 닦아내다니. 좀 찝찝하구려.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고양이 소리를 내고 해도 들은 척도 안하는 도도한 고양이 녀석.
한 두번 다가와서 슥슥 몸을 문질러주는게
전부
.
그리고 다시 제 갈 길을 간다.
세상
쿨한 녀석.
새침한 넌 내 스타일.
볼일은 다 봤으니 가까이 오지 마라.
불러도 대답없는 고양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시조가 절로 나오는 구나
.
이 놈의 고양이야.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라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노래를 부르니 잘 외워진다)
흥 쳇!
겨우 소파까지 꼬여내서 좀 만져볼라 했지만 또 일 미터는 떨어져서 모른 척을 하고 있다. 배가 부르니 이제 드러누워 만족스러운 자세로 눈을 껌뻑이면서 잠을 주무시려나 보다.
나도 참 좋아하는 데. 먹고 드러눕기.
치사한 놈이
제 먹을 거만 다 먹고는
잠을 자려는게냐
잠도 안 자면서 자는 척을
하는구나
.
조그만 소리만 나도 눈을
빼꼼히
뜨면서
혹시 명상을 하는 중이신가
.
범접할 수 없는 고수의 기운
아~날마다 도를 닦는 고양이구나
나와
처지가 비슷하신 분
.
자는 줄 아랐지?
또 잠을 주무시려는데
만졌다간 물거나 할퀴실 것 같아 무서워서 못 만지겠다.
상전이 따로 없구나
.
내 왜 일찌기 고양이로 태어나지 못하고 인간으로 태어나 이 고생을 하며 돈을 벌러 다니고
혹시나
오래
살까 걱정을 해야 하나.
짧고 굵게 살고 놀며 놀며 사는 게 꿈이고만.
고양이야~ 난 진정 다시 태어난다면 고양이가
되고
싶구나
.
오늘도 뒷 모습만 보이고 있는 냉정한 고양이.
뒤태가 매력인가
?
흥 쳇.
잘 가라 멀리 안 나간다.
제가 오고 싶으면 또 오겠지.
고양이를 짝사랑하는 중/ 곧 차일 예정 ♡♡
내 뒤태나 보시오.
뭐 먹을 거 없수?
왜 자꾸 찍냥? 모델비를 내놓아라
먹이를 갖다바치라
음~맛이 괜찮군.
공부해볼까? / 다 먹었으니 손가락을 먹겠다./ 신문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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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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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의 산책
05
소유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06
비트코인이 뭐길래?
07
내겐 너무 먼 당신
08
고양이 발톱깍기
09
고양이와 사춘기
마음으로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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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물음> 출간작가
영어,한국어 프리랜서 교사. 전자책 출간작가 이며 자기 반성와 함께 삶에 대한 희노애락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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