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적당히 잊어버리며 살아도 괜찮다
누군가와 말다툼을 할 때 최악의 상황은
상대방이 예전 일을 전부 끄집어내서
들먹이기 시작할 때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되도록 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곤 한다.
그 사람을 놓치지 말.
그 회사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 말은 하지 말 걸.
의미도 쓸모도 없는 되새김질로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
그때의 나에게는 그게 최선이라 한 선택일 것이고,
설령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같거나 비슷한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도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더 나은 선택을 하리라 확신하며 후회한다.
그러나 아무리 아쉬워하고 괴로워한들 과거는 과거일 뿐.
'왜 그랬을까.'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왜, 왜, 왜!
'왜'에 매달리는 것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일의 '원인'은 과거보다 더 먼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목적'을 생각한다.
우리는 망각을 거스르며 시험 문제를 기억하는 법만 배웠지,
망각을 잘 이용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는 못한 것 같다.
의미 있는 기억은 소중히 간직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과거가 여전히 현재를 대신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건
과거에 내가 하거나 하지 않은 선택이 아니라
바로 지금 무엇을 선택하느냐이다.
지난 일에 이유를 찾아 무엇하리.
때로는 적당히 잊어버리며 살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