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King이고 싶었던 Queen 04화

라이킷 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엘아라 Feb 06. 2020

아버지 구스타프2세 아돌프

King 이고 싶어했던 Queen :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의 부모인 스웨덴의 구스타프 2세 아돌프와 브란덴부르크의 마리아 엘레오노라는 복잡한 정치적 문제를 배경으로 결혼하게 됩니다. 다른 많은 왕가의 사람들처럼 정략결혼이었지만 둘의 결혼이야기는 왕자님이 공주님을 얻기 위해 모험을 떠나서 온갖 어려움을 겪은뒤 아름다운 공주님과 결혼하는 동화같은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이런 부모의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합니다. 물론 현실의 삶은 동화같지 않고, 구스타프 2세 아돌프와 마리아 엘레오노라의 삶 역시 그랬지만 말입니다.

스웨덴의 구스타프 2세 아돌프

스웨덴의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스웨덴의 국왕 칼 9세와 그의 두번째 아내인 홀슈타인-고토로프의 크리스티나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칼 9세는 국왕이 되기 전인 쇠데르만란드 공작시절 형인 요한 3세와 마찬가지로 외국 군주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려고 했는데 그는 오랜 기간동안 아내가 될 여성을 찾았으며, 결혼한 여성은 팔츠-지메른의 마리아(안나 마리아)였습니다. 그녀와 쇠데르만란드 공작의 결혼은 정치적인것으로 스웨덴에서 가톨릭을 지지하던 요한 3세에 대한 하려는 움직임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칼 9세와 마리아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아름답고 온화한 성격의 마리아는 강인한 성격의 남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서 남편이 자비를 많이 베풀도록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당대 많은 여성들처럼 잦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으며 결국 사망했었죠.

칼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매우 크게 슬퍼했다고 합니다만, 아내가 죽었을 때 딸인 크리스티나를 제외하고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그는 후계자를 얻기 위해서라도 재혼을 해야했죠. 그리고 첫번째 아내가 죽은 지 3년이 지난뒤에 두번째 아내인 홀슈타인-고토로프의 크리스티나와 재혼합니다. 홀슈타인-고토로프의 크리스티나는 칼의 첫번째 아내와 이종사촌간이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두번째 결혼에서 칼은 44살의 나이에 장남인 구스타프 아돌프를 얻게 됩니다.

스웨덴의 칼 9세와 두 아내들

칼 9세가 국왕이 된 뒤 스웨덴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매우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외부적으로 조카였던 지그쿤트 3세가 다스리던 폴란드와의 전쟁은 물론, 러시아와도 전쟁을 해야했고 이런 상황은 스웨덴 숙적이었던 덴마크와도 전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칼 9세의 적들은 뛰어난 장군들로 평가받던 얀 카롤 코드키에비츠나 덴마크의 국왕 크리스티안 4세등이었기에 칼 9세는 매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후계자인 구스타프 2세 아돌프가 성년이 되기전 사망하죠.

칼 9세

아버지의 죽음으로 미성년으로 국왕의 지위에 오른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가 왕위를 이었을때 스웨덴은 여전히 전쟁중이었으며, 아버지대 귀족들간의 내분 역시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결국 전쟁은 스웨덴에 불리한 조건으로 평화조약으로 마무리 되었고 스웨덴의 앞날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평가받는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군인으로써 매우 뛰어난 인물이었을뿐만 아니라 내정도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으며 이런 카리스마로 신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어머니였던 크리스티나 왕비는 아들이 믿고 의지할만한 정치적 능력을 가진 강인한 성격의 여성이었습니다.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내부 단합을 이끌어 냈으며, 나라를 개편해서 국력을 키워 나갔을뿐만 아니라 전쟁에 있어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군인으로 국왕이었지만 스스로 선봉에 서서 싸웠으며 수많은 승리를 얻음으로써 그가 단순 야전 사령관만이 아닌 것 역시 입증했었습니다.

전장에서의 구스타프 2세 아돌프

구스타프 2세 아돌프 시절에도 여전히 스웨덴은 적들에 둘러쌓여있었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국과의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협력을 얻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결혼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외국 공주와 결혼하기전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에바 브라헤라는 여성이었죠. 브라헤 가문은 북유럽에서 나름 유서 깊은 귀족가문이었습니다. 브라헤 가문은 스웨덴은 물론 덴마크 등에도 퍼져있는 가문이었는데 유명한 티코 브라헤 역시 이 가문의 덴마크쪽 분가 출신이기도 했습니다. 브라헤 가문은 스웨덴에서 세력이 있는 귀족가문중 하나였는데 에바 브라헤의 할아버지였던 페르 브라헤는 구스타프 1세의 누이동생이었던 마그가레타의 아들이었죠. 이런 관계로 에바 브라헤는 구스타프 2세 아돌프와 육촌관계이기도 했습니다. 에바 브라헤는 왕가의 친척이자 고위 귀족 여성으로 구스타프 2세 아돌프의 어머니인 크리스티나 왕비의 시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어머니의 시녀로 일하는 아름다운 에바 브라헤와 사랑에 빠졌을 것입니다.

구스타프 2세 아돌프와 에바 브라헤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당대 많은 군주들처럼 정부가 있었으며, 그가 에바 브라헤를 자신의 정부로 삼으려 했다면 에바 브라헤와의 관계는 묵인 될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그녀와 사랑에 빠졌고 그녀와 결혼하길 원했습니다. 이 상황은 스웨덴을 위해 외국 공주를 며느리로 맞이하려던 크리스티나 왕비의 생각과는 다른 것이었죠. 아마도 왕비는 강인한 성격의 아들에게 에바 와의 결혼을 반대한다고 이야기한다면 아들이 더 강경하게 나갈것이라 여겼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왕비는 전통적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역시 국왕과 사랑에 빠진 에바 브라헤에게 이야기하는 방법이었죠. 크리스티나 왕비는 에바 브라헤에게 자신의 아들을 사랑한다면 그를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바사 가문에서 귀족 여성과 국왕이 결혼한 경우가 몇몇 있었습니다. 특히 구닐라 비엘케와 요한 3세의 결혼은 스웨덴 내부에 큰 문제를 가져오게 됩니다. 구닐라 비엘케의 친정 식구들은 외척으로 스웨덴에서 권력을 행사하려했으며 구닐라 비엘케 역시 자신의 아들을 스웨덴의 왕위에 올릴려고 음모를 꾸몄고 이런 상황은 스웨덴 귀족들이 구닐라 비엘케에 대해서 매우 큰 반발을 사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겨우 스웨덴 내부분란을 잠재운 상황이었는데, 안그래도 큰 권력을 가지고 있던 브라헤 가문에서 왕비가나온다면 브라헤 가문은 더욱더 큰 권한을 얻게 되고 이런 상황은 다른 스웨덴 귀족들의 반발을 사서 결국 다시 스웨덴이 내분하는 상황을 만들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사방이 적들에 둘러쌓인 스웨덴에서는 스웨덴측을 지지하는 외국 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었죠.

크리스티나 왕비는 에바 브라헤에게 이런 상황을 인식 시켰을 것이며, 똑똑하고 국왕을 사랑했던 에바 역시 이런 상황을 알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압력을 받고 있는 동안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정부를 뒀으며 정부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게 됩니다. 결국 에바 브라헤는 국왕에 대한 마음을 접었으며 1618년 스웨덴의 장군이었던 야곱 드 라 가리발디와 결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