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23 서당개 삼년에 풍월을 읊게 되지만

이기운신(以氣運身), 고수의 길

by 상처입은치유자

비범함을 바라는 것만큼 평범한 건 없다

노력 없이 얻은 것은 내 것이 아니니

내가 이루지 않은 것들은 이내 사라져 버린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것들은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는 신기루(蜃氣樓)에 불과하니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이들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부를 하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뭔가에 대한 목적성(目的性)을 가졌으니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야 하는 시기

불철주야 용맹정진(不撤晝夜 勇猛精進)이라

(잠도 안자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말함)




하지만,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적(꿈, 고수,무공, 부자, 출세, 명예 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사람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好不好)의 부산물이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의 그릇이 특정한 색깔을 띰을 피할 수 없다


하룻강아지는 범을 무서워하지 않는데

(일일지구 부지외호 一日之狗 不知畏虎)

이 강아지가 서당생활을 삼 년쯤 하다 보면

풍월을 읊조리게 되니 '당구풍월(堂狗風月)'이라


어디서 주워들은 얄팍한 지식으로 흉내를 내고

의욕은 높아서 좌충우돌 앞만 보고 직진한다


비록 목적성을 가지고 있으나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한 상태에서

어설프게 자신이 가진 수단과 방법에 대한

정당성(正當性)을 함부로 부여했다가는


본질에서 멀어지는 건 둘째치고

즉사(卽死)가 아니라 직사(直死)로 이어지며

집도 절도 다 태워버리니

너 죽고 나 죽고 다 죽는 수가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중에 다시 끼워야 되며

중간에 빙 돌아가는 길도 너무 멀고 험하니

뒤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불태워버릴 필요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닭은 나무위로 올라가고

오리가 물밑으로 숨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계한상수鷄寒上水 압한하수壓寒下水)


호불호(好不好)는 정답이 없으니

굳이 모두를 다 만족시키려 애쓰지 마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그런 더러운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배움, 성장, 실천의 방향성에 대한 선택은

싫든 좋든 본인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


무협지에 비유하자면 지금의 내공 수준은

기(氣)의 흐름을 어렴풋이 알아 초식을 연마하니

이기운신(以氣運身:기로써 몸을 움직임)이라

고수(高手)가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상처입은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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